“전기차 성장, 유럽 주도 양상”…폭스바겐 그룹 선두 탈환→글로벌 시장 판도 변화
2025년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두드러진 성장세를 기록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세계 각국에서 신규로 등록된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포함)는 219만3천여 대에 이르렀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증가한 수치로 집계됐다. 전기차 산업은 지역별 특성과 기업별 전략의 영향을 받으며 다층적 경쟁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이번 조사에서 폭스바겐그룹은 37만4천 대의 전기차를 신규 등록하며 전년 대비 71% 성장해 테슬라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ID.3, ID.4, ID.7, Q4 e트론 등 MEB 플랫폼 기반 모델이 유럽에서 견인차 역할을 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의 부진으로 같은 기간 25만9천 대의 판매에 그쳤으며,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낙폭이 두드러져 지난 동기 대비 34.6%의 감소를 기록했다. SNE리서치는 생산 라인 중단과 일론 머스크 CEO의 정치적 발언 등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유럽 소비자 신뢰 하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18만9천 대를 기록해 3위에 올랐으며, 전년보다 11.4%의 성장세를 보였다. 아이오닉5, EV3, EV9 등 전기차 라인업이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했고 특히 북미에서 스텔란티스, 포드, GM 등 현지 메이저를 앞질렀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지역별로는 유럽(121만5천 대, 26.2% 증가), 북미(55만7천 대, 4% 증가), 중국 외 아시아(31만5천 대, 37.1% 증가) 순으로 성장률이 집계되며, 유럽이 전기차 확산의 중심임을 재확인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경쟁은 단순한 친환경 프레임을 넘어, 각 국가별 정책 변화와 지정학적 변수, 지역 맞춤형 제품 전략이 복합적으로 얽혀 시장 판도가 빠르게 전환되는 국면에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들은 중국 외 지역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제품군 다변화와 현지화 투자, 정책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우위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산업의 미래는 기술 혁신과 함께 글로벌 거점별 주도권 경쟁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