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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혹, 함부로 짜면 위험”…전신염증·패혈증 경고에 의료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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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혹, 함부로 짜면 위험”…전신염증·패혈증 경고에 의료계 주목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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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표면에 생긴 혹이나 멍울을 단순 트러블로 오인해 스스로 짜내는 사례가 의료계에서 경고 신호로 분석되고 있다. 증상에 따라 표피낭(에피더말 시스트)과 지방종처럼 양성 종양일 경우, 무분별한 자가 압출이 오히려 전신 염증 및 패혈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악화될 우려가 대두된다. 최근 의료 현장에서는 자가 관리가 유행처럼 확산되는 상황에 대해 신중한 접근과 정확한 진단의 필요성이 재확인되고 있다.

 

이날 업계 발표에 따르면 피부 위 혹과 멍울의 상당수는 표피낭 또는 지방종일 가능성이 크다. 표피낭은 주로 얼굴, 목, 어깨, 등 등 피지샘이 많은 부위에서 나타나고, 지방종은 팔, 허벅지 등 지방조직이 풍부한 곳에 다발한다. 두 질환 모두 피부 아래 단단하거나 말랑한 혹이 손에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표피낭은 피부 표면에 둥글게 솟아 있고, 중앙에 점처럼 보이는 작은 구멍이 낭종과 표면을 잇는다. 지방종은 피부 아래 부드럽고 움직이는 기름 덩어리 같은 촉감에 피부 변화는 눈에 띄지 않는다.

표피낭의 경우, 감염 및 염증이 생기면 붉게 부어오르고 내부 피지가 고이면서 고름(농양)으로 진행된다. 자신의 힘으로 눌러 짜면 일시적으로 고여있던 피지가 배출될 수 있으나, 주머니(낭종벽)는 피부 속에 남아 반복적으로 재발할 수도 있다. 특히 외부 자극으로 미세혈관이 손상되면 고름 속 세균이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확산, 패혈증으로 전개되는 위험이 높아진다. 지방종은 상대적으로 통증이나 감염 위험이 낮지만, 무리하게 자가 처치를 하면 염증성 반응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의료계 권고는 개인위생 강화, 셀프 관리 붐과 맞물려 병원 진단 이전에 자가 치료를 선택하는 현 사회적 트렌드에 제동을 건다.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사례에서는 이미 피부양성종양 환자에 대해 자가 처치 금지 및 전문의 조기 상담을 원칙으로 명문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피부과·외과 등 전문의 진단에 따라 표피낭은 국소마취 후 완전 제거, 지방종은 미용·통증 등 필요 시 절제술이 적용된다. 표피낭은 염증이 심하면 바로 절제가 어렵고, 염증 발생 전 조기 치료가 바람직하다. 의료계는 진단과정에서 초음파 등 생체의료기기 활용과 조직 감별법 발전이 의료 안전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고윤송 세란병원 외과 복부센터장은 “양성 종양은 생명에 위협이 큰 질환은 아니지만 방치해 크기가 커지면 외과적 개입 범위도 커지고, 감염시 중증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며 “증상 발견 즉시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상담을 받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했다.

 

산업계는 이번 진단 권고와 규제 메시지가 디지털 헬스케어 등 셀프 관리 산업화 트렌드에 의미있는 기준점이 될지 지켜보고 있다. 기술과 의료윤리, 환자 안전 간 균형이 또 하나의 성장 조건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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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송#표피낭#지방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