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사람 빠르게 교체”…미국 기업들, 감원 확산과 노동시장 충격 우려
현지시각 21일, 미국(USA) 주요 대기업들이 인공지능(AI) 도입을 활용한 인력 감축을 실제보다 축소해 발표하며 노동시장에 새로운 충격을 주고 있다.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실업률이 4.1%로 안정적임에도, 기업들은 재편성·최적화·구조조정 등 완곡한 표현 아래 AI를 통한 대규모 감원을 단행 중이다. 이번 현상은 장기적으로 글로벌 고용 구조를 흔들며 규제 당국·노동계의 반발을 유발하고 있다.
최근 IBM과 핀테크 업체 클라르나(Klarna)는 AI 도입을 계기로 일부 직군을 대체했다고 공개했다. 클라르나의 직원 수는 불과 1년 만에 약 5,000명에서 3,000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외부에 공개되는 감원 사유에는 ‘운영최적화’ 등 모호한 용어가 사용돼 실제 AI 영향이 축소 또는 은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버드대학교(Harvard University) 크리스틴 잉(Christine Ying) 교수는 “공식 발표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AI에 의한 인력 재편성이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라며 “기업들이 사회적 반발, 사내 사기 하락과 규제 리스크를 우려해 실상 은폐 전략을 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력관리기업 ‘앳워크 그룹’도 “AI 도입 영향이 운영 전략 등으로 포장된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교육 플랫폼 ‘듀오링고’는 AI 기반 계약직 감원을 공식화했다가 이용자·직원 반발로 계획을 취소한 전례가 있다. 잉 교수는 “이 사건이 기업들이 AI 감원 사실을 숨기게 된 전환점”이라고 덧붙였다. 인력 외주·아웃소싱 업체들 역시 “감원에 AI가 작용했으나, 기술의 한계로 외주·해외 고용으로 손실을 메웠다”고 밝혔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미래 직업 보고서’ 등을 통해 전 세계 고용주 41%가 5년 이내 AI 자동화로 감원을 고려 중임을 공개했다. AI 기업 앤스로픽(Anthropic)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자사 AI ‘클로드’가 초급 사무직의 절반까지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AI가 단순 반복 업무에서부터 전문 사무직까지 잠식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 등 주요 외신 역시 “기업이 고용 구조 변동을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노동시장 구조조정 속도가 실제보다 빠르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AI 감원’ 공식화 쟁점이 결국 노동시장·정책 방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본다. 잉 교수는 “머지않아 기업들이 AI에 의한 고용 변화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며 “지금의 은폐 전략이 중장기적 리스크를 키운다”고 경고했다. 투자자·노동계 등 업계 관계자는 AI로 인한 인력 대체 가속화가 글로벌 고용 시장에 미칠 파장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노동시장 변화와 사회적 파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