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샤오위 4연승 질주”…신진서, 2위 추격전→결승 진출 판가름
가을 낙엽처럼 승부의 향방이 요동쳤다. 투샤오위의 독주와 신진서의 집념이 엇갈린 무대,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는 숨죽인 긴장감만이 돌을 굴렀다. 세계 첫 풀리그로 열린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 최고기사 결정전 1차전, 강자들의 집념은 긴 바둑판 위에서 다시금 대국의 운명을 예감케 했다.
27일 서울 성동구 바둑TV스튜디오, 5라운드서 신진서 9단은 신민준 9단을 상대로 19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기록하며 4승 1패, 2위 등극에 성공했다. 순항하던 신진서는 대회 초반 투샤오위에게 처음 무릎을 꿇은 뒤에도 박정환, 쉬하오훙, 강동윤, 신민준을 연달아 제압하며 투지 넘친 행보를 이어갔다.

이번 대회는 세계 바둑대회 최초로 모든 판을 풀리그로 치르는 무대다. 한국과 중국 랭킹 톱 기사들이 모두 출전했고 초반부터 단 한 판도 허투루 넘길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초반 주인공은 단연 투샤오위였다. 쉬자양, 당이페이 등 자국 강자들을 잇달아 제쳤고, 신진서와 박정환까지 연거푸 꺾으며 4전 전승, 단독 선두의 기세를 보였다.
강동윤 9단은 3승 1패, 당이페이 9단은 3승 2패로 신진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중위권에는 2승 2패의 신민준, 2승 3패의 박정환이 포진했으며, 쉬자양 9단과 쉬하오훙 9단, 일본 대표 후쿠오카 고타로 7단은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관중석은 선수들의 의욕에 부응하듯 술렁였다. 투샤오위의 거침없는 전승에 탄성이 터졌고, 신진서가 다시 선두 추격에 나서자 팬들은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예측 불가한 승부의 묘미를 만끽하고 있음을 전했다.
쏘팔코사놀 세계 최고기사 결정전 2차전은 내달 6라운드부터 이어진다. 결승행 운명을 가를 치열한 경쟁은 계속될 예정이다. 결승 3번기는 10월로 예정돼 있고, 우승 상금 2억원·준우승 상금 1억원이 걸린 만큼 각기 다른 꿈이 바둑판 위에 새겨질 전망이다.
피셔 방식(각자 1시간에 추가시간 30초)으로 치러지는 대국. 선수들은 머뭇거릴 틈 없는 시간제한과 복합적인 판짜기 안에서 저마다의 노련함과 집중을 견주고 있다. 풀리그의 새 기록은 지금, 서울의 조용한 스튜디오에서 조용히 쓰이고 있다.
마지막 돌이 심판을 넘길 때까지, 바둑판 위 인생과도 같은 집념은 팬들의 마음을 오래 붙잡는다. ‘쏘팔코사놀 세계 최고기사 결정전’ 2차전은 내달 바둑TV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