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홈런 타이”…칼 롤리, 시애틀 구단 전설 그리피 주니어와→전반기 최다 홈런 기록
작은 미소로 말을 시작했지만, 그의 등 뒤에 비치는 무게만큼은 가볍지 않았다. 한 방의 스윙으로 넘긴 공이 시애틀 T모바일파크를 가르던 순간, 모두의 시선이 칼 롤리에게 집중됐다. 그날 밤, 칼 롤리는 전설적 타자 켄 그리피 주니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5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펼쳐진 2024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맞대결. 칼 롤리는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시즌 35홈런 고지에 올랐다. 이로써 1998년 켄 그리피 주니어가 세워둔 구단 전반기 최다 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시애틀 포수 칼 롤리는 이날 2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경기 초반부터 장타 본능을 과시한 롤리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를 유지하게 됐다.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 32홈런),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 30홈런)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었지만, 롤리는 단단한 리그 정상 포수로 우뚝 서서 시선을 끌었다.
경기 이후 칼 롤리는 “그리피는 나에게 상징적인 인물”이라며 “그런 전설과 함께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리피를 본보기로 삼고 있고, 항상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존경심을 전했다.
켄 그리피 주니어는 통산 630홈런을 남겼으며, 명예의 전당 헌액자로 시애틀과 메이저리그 역사의 큰 획을 그은 인물이다. 롤리는 “그리피가 부상만 없었다면 배리 본즈를 넘어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롤리는 그리피 주니어와 직접 클럽하우스에서 자주 대화를 나누고 전화 연락도 계속하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6년 1억500만 달러의 장기 계약을 체결한 칼 롤리는 타율, 출루율, 장타율 등 각종 타격 지표 역시 커리어 최정상에 올라 있다.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는 능력이 내 장점”이라는 롤리는 홈런만을 겨냥하지 않고, 좋은 공이 아니면 안타로 연결하는 타격법도 배워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눈에 띄는 장타 집중형 타격도 기록으로 드러난다. 시즌 35홈런에 단타 36개라는 대조적인 수치를 남기며 압도적인 장타력과 집중력을 입증했다.
마지막으로 칼 롤리는 “매일 최선을 다해 연봉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겠다. 클럽하우스 리더로서의 책임도 잊지 않겠다”며 굳은 다짐을 전했다.
시애틀 매리너스는 치열한 1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칼 롤리가 중심을 단단히 지키는 한 시즌 후반기 역시 우승 경쟁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