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예고생 3명 비극의 그림자”…학교장의 절대권력에 무너진 소녀들→어른들이 꺼린 진실의 무게
어둠이 깃든 부산의 한 새벽, 예술의 꿈을 키워가던 여고생 세 명이 차가운 세상을 등졌다. PD수첩은 각자의 굳은 꿈을 가슴에 품었던 이 소녀들의 마지막 결을 따라갔다. 평온해 보였던 학교 안에는 누구도 쉽게 꺼내지 못한 규칙과 침묵의 거래, 그리고 권력이라는 이름의 그늘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
숨진 학생 중 한 명인 A 양의 어머니는 오롯이 아이의 밝았던 과거만을 간직한 채, 아무도 듣지 못한 딸의 마지막 속삭임을 떠올렸다. 사랑이라는 문자를 남기고 스스로의 무게를 감당했던 아이의 마음엔 아무도 모를 상처가 숨어 있었다. 가족의 비통이 점차 학교 안 비정상적 구조에 대한 의문으로 번지면서, 최근 부임한 전임강사 김 씨의 폭언과 부적절한 행위가 학생과 학부모의 폭로로 떠올랐다. 그러나 해답은 강사 한 명의 책임만이 아니었다.

PD수첩 제작진은 학교장을 정점으로 한 강고한 카르텔, 소녀들의 미래가 마치 거래의 담보물처럼 칼날 위에 놓인 학교 구조에 주목했다. 일부 학원장이 무언의 사례금을 요구하고, 학교장은 그 가운데 권한을 휘둘렀다. 학교장 허락 없이는 학원조차 바꿀 수 없는 강압적 질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작은 자유조차 송두리째 앗아갔다.
어른들의 공생과 방조, 거래가 일상화된 예고의 세계. 학교를 작은 왕국으로 만든 권력의 민낯은 4년 전 한 학생의 극단적 선택에서도 드러났으나, 그때도 어른들은 침묵했다는 사실이 증언됐다. 김 양의 어머니는 딸이 학원을 옮긴다는 이유로 폭언과 따돌림까지 감내해야만 했다고 호소했다. 아이들이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끝없이 참고 견딘 건 권위와 규칙, 그리고 분열 속 어른들의 이해관계였다.
발언할 기회조차 허락치 않은 이 폐쇄적 구조 속에서 학생들은 성장의 기쁨보다 두려움과 상처를 먼저 배웠다. 피해 학생과 가족의 증언, 그 곁을 맴도는 어른들의 침묵은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사회적 과제임을 조용히 일깨운다.
PD수첩은 꿈을 찾아 춤추거나 노래하던 소녀들이 왜 침묵 속에서 스러져야 했는지, 권력의 질서가 어떻게 어린 생명을 짓밟았는지 이를 다층적으로 조명한다. 이번 회차는 피해 당사자와 남은 가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대한민국 예술교육 현장이 당면한 뿌리 깊은 모순을 밝힌다.
이날의 충격적 이야기는 7월 22일 화요일 밤 10시 20분, PD수첩을 통해 전국 시청자 앞에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