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사구 노히트 노런”…손민서, 장충고 완벽투→1-0 승리 견인
가슴이 뛰는 마지막 아웃카운트의 순간, 장충고 투수 손민서의 눈빛에는 흔들림이 깃들지 않았다. 붉은 마운드 위에서 올라온 긴장, 그리고 관중석을 메운 기대감이 고요히 엉켜 흐르던 서울 신월야구장. 9회 마지막 공이 포수 미트에 정확히 꽂히자, 손민서는 뜨겁게 달아오른 모자를 높이 들어 마운드를 내려왔다.
2025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 서울디자인고와의 경기에서 손민서는 역사에 남을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이날 3학년 오른손 투수로 선발 등판한 손민서는 9이닝 동안 28명의 타자를 상대했고, 안타는 물론 볼넷과 사구조차 단 하나 허용하지 않았다. 오직 6회말 상대 타구가 3루수의 포구 실책으로 남았을 뿐, 퍼펙트 게임까지 단 한 걸음만이 모자랐던 무결점 피칭이었다.

경기 내내 손민서의 날카로운 제구와 묵직한 직구가 서울디자인고 타선을 압도했다. 삼진 10개를 빼앗아내는 동안 외야로 벗어난 타구조차 한 차례에 그칠 정도로, 손민서의 투구는 흔들림 없이 이어졌다. 특히 6회 2사 후 유민준의 타구를 실책 처리한 장면이 경기의 유일한 흠으로 남았다.
이번 기록은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서 보기 드문 '무사사구 노히트 노런'으로 남았다. 2023년 6월 덕수고 김태형 이후 2년 만에 등장한 대기록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시즌 후반기 권역별 시상식에서 손민서에게 특별상을 수여할 계획을 내비쳤다.
경기 종료 후 손민서는 "팀원 모두의 집중력이 만들어낸 기록"이라며 동료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관중들은 경기가 끝난 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아낌없는 기립박수로 손민서의 이름을 불렀다.
1-0의 승리로 팀 분위기도 한껏 고무된 장충고는 상위권 도약의 희망을 살렸다. 향후 주말리그 경기 일정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어질 예정이다. 단단한 땀과 조용한 환호, 그 현장은 오랜 시간 팬들의 추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