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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소명 부족”…웰바이오텍 양남희 회장 구속영장 법원 기각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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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의혹을 둘러싸고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웰바이오텍 양남희 회장이 법정에서 정면으로 맞붙었다. 구속영장 실질심사 결과,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양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정치권과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박정호 부장판사는 "주요 혐의의 관여 여부, 이익 귀속 등에 대해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정도로 소명되지 않았고,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도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법원의 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양 회장에 대한 신병 확보 시도는 일단 제동이 걸렸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까지 수사망을 넓히며 지난 13일 ‘도주 우려’를 내세워 양남희 회장을 체포했다. 다음날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업무상 횡령 등 중대 혐의를 적시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특검팀은 영장 기각 뒤 "추가 증거 확보 등 보완 수사를 거쳐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웰바이오텍 양남희 회장은 2023년 5월 웰바이오텍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한다는 허위 정보로 투자자를 현혹하고 시세조종에 나선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수법은 지난해 삼부토건 주가조작과 판박이라는 금융당국 평가가 뒤따랐다. 실제로 웰바이오텍 주가는 2023년 4월 말 1천383원에서 같은 해 7월 말 4천610원으로 3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 과정에서 전환사채 발행 및 매각을 통해 투자자들이 약 40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사실도 드러났다.

 

수사선상에 오른 인물은 양남희 회장 외에도 다수다. 공범으로 지목된 박광남 부회장은 7월 미국으로 출국해 특검팀 출석 요구를 거부해왔다. 특검팀은 경찰청, 외교부와 공조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여권 무효화 등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편, 시세조종 가담자로 조사된 구세현 전 웰바이오텍 대표는 지난 14일 특경법상 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이번 구속영장 기각은 금융시장과 정치권 모두에 긴장감을 남기며 향후 특검의 추가 수사와 재청구 절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검팀은 보완 수사를 통해 법적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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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남희#웰바이오텍#민중기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