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뮤지컬 세계적 쾌거에도 제도 미흡”…박천휴·업계, 국회에 뮤지컬산업진흥법 제정 촉구
뮤지컬 산업을 둘러싼 제도 개선을 놓고 업계와 정치권이 맞붙었다. 토니상 6관왕을 기록한 ‘K-뮤지컬’의 세계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국내 창작자들은 법적 보호와 지원 기반이 미흡하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뮤지컬산업진흥법 제정 여부가 국회의 새 쟁점으로 부상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포럼 2025’에는 박천휴 작가, 쇼노트 이성훈 대표, 고희경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장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한국뮤지컬협회 주최로 K-뮤지컬 저변확대와 미래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참가자들은 특히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토니상 작품상까지 거머쥔 박천휴 작가를 중심으로 “창작자 권익을 보장할 법·제도 인프라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 작가는 "K-뮤지컬을 전 세계가 주목하지만, 정작 국내 산업은 표준계약서조차 없다"며 "뮤지컬산업진흥법과 같은 시스템 정비가 창작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연기획사 쇼노트의 이성훈 대표도 “뛰어난 법적 환경이 업계 성장의 핵심”이라며 "영화처럼 뮤지컬도 독립 진흥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니상 수상으로 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열렸으니, 진흥법이 빠르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분명했다. 고희경 원장은 "토니상 계기로 지식재산권 논의가 본격화되길 바란다"며 "법제화가 이뤄지면 창작자와 산업 모두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뮤지컬산업진흥법을 발의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현장에 참석해 법안 심사 진행상황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법안이 폐기됐으나, 22대 국회에서 재발의해 현재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위에서 심사 중"이라며 "여야 모두 법 필요성에 공감대가 있어 조속한 제정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법안은 뮤지컬 관련 지식재산권 보호, 지역 산업 지원, 창작뮤지컬 수출 확대 등의 방안을 담고 있으며, 현재 국회 문체위원회에서 검토 중이다.
정치권은 뮤지컬산업진흥법 제정을 둘러싸고 업계의 요구와 여야의 공조 분위기가 확인되면서 관심이 더 커질 전망이다. 국회는 이어지는 회기에서 법안 통과를 놓고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