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데몬 헌터스, 수치심마저 빛으로”…매기 강, 한국 혼 담았다→진정성 통했다

화려하게 빛나는 서울의 풍경 속,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매기 강 감독이 한국 문화와 정체성을 세계 무대에 깊이 새긴 작품으로 관객의 마음을 두드렸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 애니메이션에서 건네는 메시지는 단순한 재미 그 이상이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악령을 물리치는 아이돌 그룹 헌트릭스, 그리고 김밥과 찜질방, 저승사자와 같은 고유의 이미지들은 익숙하지만 신선하게 다가왔다.

매기 강 감독은 오랜 시간 간직해온 한국적 소재와 감성을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언어로 녹여냈다. 감독은 한국 영혼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무속신앙에서 영감을 받아 저승사자 등 한국적 소재들을 풀어냈고, 케이팝과 슈퍼히어로 장르의 조합이라는 신선함으로 폭 넓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예술에는 진정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신념 아래, 타인의 시선에 맞추지 않고 고유의 색을 밀고나간 강한 의지가 빛나는 자리였다.

무엇보다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스토리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애니메이션에서 좀처럼 다루지 않던 성숙한 정서를 슈퍼히어로 서사와 접목해 보는 이들에게 색다른 울림을 전했다. 감독은 작품을 만들면서 한국적인 것의 소중함과, 진짜를 보여줄 때 비로소 관객의 마음이 움직인다는 점을 강조했다. 낯섦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오히려 그 낯섦이 전 세계 사람들을 매료시킬 힘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다.

OST ‘골든’은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르며, 극중 캐릭터를 넘어 현실까지 K팝의 기세를 증명했다. 이 곡은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 등 한국계 미국인 보컬과 더블랙레이블 프로듀서 테디, 24가 힘을 합쳐 완성했다. 헌트릭스의 목소리는 국경과 장르의 벽을 뛰어넘어 모두를 하나로 모았다.

한국 문화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이어온 서태지와아이들에 대한 팬심도 감독의 창작 세계를 단단히 채웠다. 실제 애니메이션에도 서태지와아이들과 듀스가 등장해 추억과 새로움을 함께 선사한다. 감독이 존경한다고 밝힌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까지, 한국 대중문화에 보내는 애정은 그 끝이 없었다.

색다른 문화와 감정, 그리고 진정성의 힘이 어떻게 글로벌 시청자에게 닿는지 증명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넷플릭스 플랫폼을 통해 만날 수 있으며, OST 또한 국내외 음원차트에서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