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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S 비율 30%p 넘게 급락”…보험사, 자본확충 압박 가중→기준 완화 논란
경제

“K-ICS 비율 30%p 넘게 급락”…보험사, 자본확충 압박 가중→기준 완화 논란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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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국내 보험사들의 지급여력지표인 K-ICS(신지급여력비율)가 뚜렷한 하락세를 그렸다. 시장금리 하락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등 감독 규제의 여파가 보험업계 전반에 번지며, 롯데손해보험과 동양생명, 푸본현대생명마저 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밑돈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사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롯데손해보험의 1분기 K-ICS는 119.93%로, 지난해 말 154.59%에서 34.66%포인트나 낮아졌다. 동양생명 역시 같은 기간 127.2%로 28.3%포인트 하락했다. 푸본현대생명은 146%로 내려앉아 권고 기준선을 넘지 못했다.

1분기 보험사 K-ICS 급락…롯데·동양·푸본 150% 미달
1분기 보험사 K-ICS 급락…롯데·동양·푸본 150% 미달

감독 당국이 올해 K-ICS 감독 기준을 기존 150%에서 130%로 낮추었지만, 일부 보험사는 이마저도 미달했다. 롯데손해보험은 후순위채 조기상환 계획이 불투명해졌고, 동양생명은 5월 5억달러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2분기에는 154%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대형 보험사들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한화생명은 1분기 154.1%로 근신 끝에 기준선을 조금 넘겼으며, 현대해상 또한 159.4%에 머물렀다. 교보생명은 186.82%로 33.94%포인트나 떨어졌고, KB라이프, 신한라이프, NH농협손보도 각각 29.05%포인트, 16.46%포인트, 35.87%포인트씩 비율이 낮아졌다. 교보생명은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145.84%에 그치며 위험선 아래에 위치했다.

 

보험업계의 지급여력지표 하락은 1분기 금리 하락의 직접적 영향과, 할인율 현실화 제도의 도입으로 부채 규모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기업평가는 "할인율 현실화와 강화된 자본규제로 관리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보험업계의 K-ICS 비율이 금리 하락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추가적인 자본확충 압력이 커진 1분기, 보험사들은 총 4조7천억 원에 달하는 자본성증권을 발행하며 방어에 나섰다. 한화생명은 10억달러 규모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고, 신한라이프 역시 3천억 원 후순위채 모집에서 1조2천억 원의 주문을 받아 자금 조달에 성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푸본현대생명도 올해 하반기 여러 후순위채 콜옵션 만기가 예정돼 있어 지속적인 자본 확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K-ICS 권고 기준 인하를 하반기에서 이달로 앞당겨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규제 기준의 완화가 업계의 숨통을 터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금리 변동성이 높은 시장 환경에서 자본 안정성 논란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국면에서, 과도한 규제 도입에 대한 재검토와 유예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한 관계자는 "금리 하락 추세로 부채와 할인율 현실화라는 두 변수의 겹침이 자본관리 난도를 급격히 높이고 있다"며, "향후 금리가 안정화되기 전까지 제도 적용도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급여력 하락과 규제 변화라는 두 겹의 파도가 소비자와 보험사의 안정성에 어떤 균형점을 그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보험 상품 가입자와 투자자는 시장 금리와 규제의 변화, 자본확충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금융당국의 빠른 대응과 업계의 신속한 자본관리, 그리고 금리 정책 변화가 만들어낼 내일을 준비하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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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k-ics#롯데손해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