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무엇이든 물어보살, 14년 슬픔이 흐른 밤”…신부전 환자 속삭임→언니 향한 깊은 미안함
엔터

“무엇이든 물어보살, 14년 슬픔이 흐른 밤”…신부전 환자 속삭임→언니 향한 깊은 미안함

한유빈 기자
입력

해맑은 웃음 아래 깃든 아픔이 천천히 드러났다.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한 신부전 환자는 14년 전 언니의 부재로 시작된 긴 터널을 꺼내놓았다. 사연자의 목소리에는 어린 시절부터 켜켜이 쌓인 시간, 언니를 그리워하는 간절함과 죄책감이 고요하게 일렁였다.

 

방송에서 사연자는 투병의 시간만큼이나 복잡한 감정을 나지막이 털어놓았다. 신부전 5기 진단에 이어 투석 치료, 그 뒤따라온 뇌경색까지 이어지는 시련의 고백이 방안에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왼쪽 얼굴은 말초 마비로 무거워졌고, 소아당뇨의 그림자가 당뇨망막병증으로 번져 두 눈마저 빛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그의 삶 곳곳에는 마치 그날 이후 언니의 마지막 모습이 푸르게 남아 있었다.

“하루도 언니 없는 꿈은 없다”…‘무엇이든 물어보살’ 신부전 투병 사연자→고통의 14년 길 / KBS JOY
“하루도 언니 없는 꿈은 없다”…‘무엇이든 물어보살’ 신부전 투병 사연자→고통의 14년 길 / KBS JOY

“하루도 언니 없는 꿈은 없다. 14년이 지났지만 늘 꿈에 언니가 찾아온다”는 말 속엔 끝내 해소되지 않는 슬픔과 그리움, 그리고 자신을 탓하며 살아온 시간이 겹쳐 있었다. 언니의 장례 뒤 건네받은 말 한마디가 무심코 가슴속에 앙금처럼 남았으며, 술에 의지해 외로움을 달래다 건강마저 놓친 현실이 안타까움을 남겼다. 복합적인 질병과 마음의 중력이 오늘의 일상까지 무겁게 드리운 것이다.

 

서장훈은 천천히 말끝을 가다듬었다. “어떻게 하면 내가 좀 더 빨리 좋아질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좋다”며 이성적인 조언을 조심스럽게 건넸고, 이를 듣는 사연자의 표정에는 미묘한 변화가 감돌았다. 이날 방송에는 질투 많은 남자친구와 물건을 잃는 또 다른 고민까지 더해져, 매주 공감을 안겨주는 ‘무엇이든 물어보살’만의 온기가 곳곳을 채웠다.

 

오랜 고통의 방랑이 끝없이 이어지는 듯하지만, 누군가의 다정한 멘트 하나와 변화의 다짐만으로도 또 다른 하루가 찾아옴을 짙게 전했다. ‘무엇이든 물어보살’ 325회는 7월 21일 밤 8시 30분 KBS Joy 채널에서 방송될 예정으로, 이날 방송에서는 든든한 조언과 함께 사연자들의 감정이 깊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방송의 주요 장면은 유튜브, 페이스북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시 만날 수 있다.

한유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무엇이든물어보살#신부전사연자#서장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