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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홀인원”…김연섭, 부산오픈 16번홀→5천만원 부상 수확
스포츠

“생애 첫 홀인원”…김연섭, 부산오픈 16번홀→5천만원 부상 수확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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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바람에 잔디가 일렁이던 부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 그린 위 작은 하얀 공이 홀에 들어가는 순간의 환호가 잔잔하게 번졌다. 많은 톱랭커 사이에서 오랜 기다림을 견뎌온 김연섭에게, 이날의 짧은 한 타가 더욱 묵직한 의미로 남았다. 결코 쉽지 않았던 프로 무대에서, 부산오픈 둘째 날 한 번뿐인 기적의 순간이 그의 골프 인생을 새로운 기억으로 물들였다.

 

백송 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2라운드는 6일 파71 코스에서 치러졌다. 십여 년 투어에 몸담아온 김연섭은 16번 홀(파3, 170야드)에서 골퍼라면 평생 한 번쯤은 꿈꾸는 홀인원을 완성했다. 7번 아이언 티샷이 그린을 튕겨 홀컵으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이 또렷이 눈에 담겼고, 김연섭은 자신의 첫 홀인원 순간을 직접 확인했다.  

“생애 첫 홀인원”…김연섭, 부산오픈 16번홀→5천만원 부상 수확
“생애 첫 홀인원”…김연섭, 부산오픈 16번홀→5천만원 부상 수확

따라서 이번 기록은 올 시즌 내내 부진했던 김연섭에게 더욱 각별하게 다가왔다. 시즌 다섯 번 대회에 출전하는 동안 네 번이나 컷 탈락의 아픔을 겪었고, 상금도 클래식 공동 32위로 얻은 448만원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날 홀인원의 주인공이 되며 대회 후원사인 DN 솔루션즈로부터 5천만원의 부상도 품에 안았다. 무엇보다 수차례 좌절 끝에 만난 행운은 김연섭의 눈빛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경기 종료 후 김연섭은 “샷이 잘 맞아 기뻤고, 공이 홀에 들어가는 장면을 직접 봤다. 좋은 기록을 남겨 뿌듯하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또한 “부상금은 가족들과 함께할 예정이지만,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마냥 기쁘기만 하진 않다”는 솔직한 속내도 전했다.

 

반면 1라운드 6오버파 77타로 고전했고, 이날도 홀인원만 기록했을 뿐 타수를 줄이지는 못했다. 결과적으로 2라운드 합계 6오버파 148타로 컷 탈락이 유력해, 첫 홀인원의 달콤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김연섭은 남은 시즌에서 더욱 자신감 있게 스윙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현장에 모인 팬들과 동료들은 이 한 번의 대담한 샷이, 그의 경기에 깊은 울림과 힘으로 남길 바라고 있다. 누구나 인생 한가운데 예상치 못한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찰나가 찾아온다. KLPGA투어가 전하는 이 기록은 스포츠가 우리 삶에 선사하는 우연의 아름다움과도 닮았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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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섭#부산오픈#홀인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