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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트리, 고소득층 쏠림에도 관세 폭풍…주가 10.6% 급락→성장 공식 흔들리나”
국제

“달러 트리, 고소득층 쏠림에도 관세 폭풍…주가 10.6% 급락→성장 공식 흔들리나”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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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의 이른 아침, 달러 트리 매장 유리창에 스며드는 부드러운 햇살과 함께 변화의 기운이 퍼지고 있다. 저렴함의 상징이던 이 공간에 요즘은 고소득층의 발길까지 잦아졌다. 하지만 이날 뉴욕 증시에선 냉혹한 현실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미국 최대 저가 유통 체인 달러 트리의 주가는 4일 하루 만에 10.6%라는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달러 트리의 마이클 크리든 최고경영자는 "고소득 고객이 새로운 성장 엔진"이라고 평가했다. 올 1분기엔 신규 고객만 무려 260만 명에 이르렀고, 그 중 상당수가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인 이들이었다. 같은 업계인 달러 제너럴도 가격 경쟁력 속에서 중산층과 고소득층 유입을 실감했다. 토드 바소스 달러 제너럴 CEO는 “타 매장에 머물던 고객들조차 유가 인상과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저가 채널로 이동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달러 트리’ 주가 10.6% 급락…고소득층 유입에도 관세 부담 확대
‘달러 트리’ 주가 10.6% 급락…고소득층 유입에도 관세 부담 확대

이처럼 미국 저가 유통업계의 외연이 메워지는 이면엔 경제의 거친 파도가 있다.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의 집계에 따르면 5월 미국 민간 고용은 고작 3만7천 명 늘어 2023년 3월 이후 가장 위축된 흐름을 이어갔다. 경기 둔화의 낌새에 불안해진 소비 심리는, 미국 콘퍼런스보드가 밝힌 바와 같이 미세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였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지출을 조심스레 조절하는 분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진짜 시련은 무역 환경에서 닥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불러온 파장이 달러 트리엔 특히 가혹하게 다가온다. 회사 측은 관세로 인해 2025년 한 해 동안 약 2억 달러의 비용이 추가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이로 인해 2분기 조정 순이익은 최대 50%까지 감소할 위험이 있다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시장 전체로 퍼졌다.

 

달러 트리의 이번 주가 급락에는, 단순한 수치 너머 일상과 경제, 정치가 뒤섞여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이 읽혀진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관세 정책의 여파가 지속될 경우 비용 악화와 실적 부진의 악순환으로 번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동시에, 민간 고용 등 향후 발표될 다양한 경제지표에 대한 세밀한 주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날이 격화되는 미국 내 경제 변동 속에, 저가 유통이라는 성장공식조차 관세의 바람 앞에 흔들리고 있다. 시류는 변화하지만, 여전히 소비자의 분별력과 기업의 대응이 중첩돼 새로운 해답을 요구하는 아침이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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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트리#달러제너럴#관세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