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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AI, 네이버가 원조”…국가대표 AI 플랫폼 주도, 데이터 통제권 돌린다
IT/바이오

“소버린AI, 네이버가 원조”…국가대표 AI 플랫폼 주도, 데이터 통제권 돌린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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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 인공지능(AI)이 데이터의 국경을 지키는 신기술로 부상하면서, 국내 AI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가 주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프로젝트에 선정된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세계 최고 수준의 AI 성능 달성과 더불어, 데이터 및 인프라 주권 회복에 나선다. 업계는 이번 프로젝트가 자국 중심 AI 경쟁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지난주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클로바 기술총괄(전무)은 성남 그린팩토리에서 “네이버가 ‘소버린AI’ 개념의 원조”임을 강조하며, 독자적 초거대 AI 생태계 조성을 선언했다. 네이버클라우드, 트웰브랩스, 국내 주요 대학·연구기관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국책 예산 2136억원을 투입받아 글로벌 수준 이상의 옴니(Omni) 파운데이션 모델을 자체 기술로 개발한다. 이는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 서로 다른 데이터를 통합학습하는 진화형(멀티모달을 넘어선 옴니) AI 모델로, 하이퍼클로바X 등 기존 대규모 언어모델이 갖고 있던 공간·지리정보 인식 한계를 극복하는 데 집중된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단순 문장 해석을 넘어 실제 지도와 연계해 특정 골목, 장소까지 즉각적으로 파악 가능하도록 구현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차별화된 강점으로 데이터센터 구축부터 AI 플랫폼·애플리케이션 서비스까지 모든 개발 공정을 풀스택으로 자급하는 역량을 내세운다. 컨소시엄에는 실리콘밸리 영상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 KAIST 등 국내 유수 연구기관이 핵심 파트너로 협력하며, 각 참여사는 영상AI·연구검증·클라우드 인프라 등 역할을 분담한다. 이들은 ‘마켓플레이스AI’(가칭) 등 플랫폼 사업도 추진, 모든 AI 입력·기록을 라이프롱 로그로 통합·저장하고 이를 사용자가 직접 소유·관리토록 설계한다. 병원·은행 등 분산된 데이터들이 개인 자격으로 안전하게 통합·활용될 길을 열면서, 다양한 AI 에이전트가 입점해 서비스를 유통하는 네트워크형 구조(플랫폼 기반 생태계 확장)에 방점을 둔다. 향후 산업별 기업 참여를 확대해 농업·제조 등 폭넓은 실사용 가능성도 내다본다.

 

다만 기술력과 달리, 실제 학습에 쓸 수 있는 고품질 데이터 부족은 여전한 과제로 꼽힌다. 성 총괄은 “실제 활용에 적합한 날 것의 데이터 개방, 가치있는 시계열 데이터의 발굴 등이 중요하다”며 “테이블 등으로 정리된 2차 가공 데이터보다 원자료가 AI 성능 고도화에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 및 각종 문화유산 데이터의 저작권·디지털화 미비, 학습 데이터 라이선스 한계 등은 업계 공통 난제로 남는다.

 

글로벌 시장에선 미국의 AI 주도권 강화 움직임 등 외부 변수도 관건이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AI 패권 정책 강화를 위한 행정명령을 잇따라 발표, 향후 국내 AI 산업의 동력 약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성 총괄은 “과도한 규제 우려는 있으나, 외교·과학기술 당국이 실무를 뒷받침할 것으로 본다”며 “현장에서는 실효성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클라우드의 독자 AI 생태계 구축 노력이 미래형 데이터 주권 실현과 국내 AI 경쟁력 강화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과 플랫폼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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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클라우드#소버린ai#하이퍼클로바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