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AI로 저성장 위기 돌파”…과기정통부, 사상 최대 예산 집행
IT/바이오

“AI로 저성장 위기 돌파”…과기정통부, 사상 최대 예산 집행

강예은 기자
입력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 예산을 사상 최대 규모로 책정하며, 인공지능(AI)과 과학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 경제의 저성장 돌파를 시도한다. 잠재성장률이 1%대로 하락한 상황에서, 기술혁신 기반 성장동력 확보가 국가 경쟁력 회복의 핵심이라는 위기의식이 반영됐다. 업계와 학계는 이번 예산 편성의 방향을 AI·과학기술 분야 글로벌 주도권 경쟁의 분수령으로 본다.

 

2025년 과기정통부 전체 예산은 23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예산 대비 12.9% 늘었다. 연구개발(R&D) 부문은 11조8000억원으로 21.6% 증가했다. AI 분야 예산만 해도 5조1000억원에 달하며, 이는 정부 전체 AI 예산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AI 대전환 사업에 4조4600억원을 투입해,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3만7000장 확충 및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각 분야 맞춤형 데이터 스페이스 마련, 특화 AI모델 개발 등 인공지능 생태계 고도화를 추진한다.

핵심 AI·반도체 등 전략 분야에는 5조9300억원이 투자된다. 기존 대비 27.8% 증액된 이번 투자는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차세대 AI 기술, 첨단바이오, 양자 분야 국산화뿐 아니라, 지역별 AI 혁신거점 조성, AI 기반 보안 역량 확대 등으로 이어진다. 반면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과제중심제도(PBS)는 5년 내 단계 폐지 방침이 확정됐다. 파편화된 소규모 과제 체계를 대형·중장기 임무 중심으로 전환해 연구 몰입도를 키우고, 우수 연구자 보상 예산도 신규 편성했다.

 

기초연구도 큰 폭으로 확대된다. 총 4조5100억원 배정 중 기초연구 예산은 2조7400억원(전년대비 17.2% 증액)으로 사상 최대다. 기초연구 과제 수는 R&D 삭감 이전 수준인 1만5800개로 복원되고, 각종 장학금·연구지원금도 늘어난다. 복귀 박사후 연구원을 위한 세종과학펠로우십 내 신규 트랙도 마련됐다.

 

디지털 균형성장과 정보보호 예산도 강화됐다. 사회문제 해결형 R&D에 7400억원이 배치되고, 정보보호 분야 예산은 8.1% 증가한 3300억원 규모로 늘었다. 특히 AI를 활용한 사이버 침해 대응, 보이스피싱 차단, 양자내성암호 확대 지원 등이 포함됐다.

 

전체 예산 확대와 함께 지출 구조조정도 병행됐다. 1조2000억원의 운영비 등 비핵심 항목에서 절감된 재원은 R&D 등 전략분야로 이동했다. 정보통신진흥기금과 방송통신발전기금은 줄었지만, AI개발·ICT R&D 투자는 22.7% 증액된 1조6000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경쟁국들의 과학기술 예산 확장 기조와 비교할 때, 이번 조치는 한국의 디지털·기초연구 역량 확보와 인공지능 산업 육성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예산 집행의 실효성, 기존 구조조정에 따른 불확실성, 신진 연구자 지원 지속성 등 과제도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AI 중심 국가 전략 강화를 위한 본격 신호탄”이라고 분석하면서도, 산업 생태계 변화와 제도 혁신이 병행돼야 진정한 파급력이 발휘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투자 확대가 실제 경기 회복과 미래 성장동력 창출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강예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과기정통부#ai예산#기초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