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반기 27.4% 급등”…2000년대 최고 수익률 목전
코스피가 올해 상반기 27.4% 상승하며 2000년대 들어 최고 수익률 기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증권가는 새 정부의 정책 기대감과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우려 완화가 증시 급등을 이끌었다는 분석에 주목하고 있다. 단기적인 과열 신호도 감지되면서 투자 리스크에 대한 경계가 커진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코스피는 3,055.94로 마감해 지난해 말 대비 656.45포인트(27.4%)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 상승률(5.4%)의 5배가 넘는 수치로, 1999년 이후 26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2000년대 들어서만 놓고 보면 역대 최고 기록에 해당한다.

과거 상반기 최대 상승률은 1999년 IT 붐 당시의 57%였다. 1987년(51%), 1986년(49%), 1981년(41%), 1988년(34%)이 뒤를 이었다. 2009년 23.6% 이후 올해가 가장 가파른 상승폭을 보였다. 그간 코스피 상승세 둔화에는 경제 성장률 저하와 더불어, 낮은 주주환원과 지배주주 중심의 기업 환경 같은 고질적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올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책적으로 거래소지수 5,000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게 유입됐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정부가 관세 유예 조치를 취하며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이 레버리지 매수세를 자극했다.
그러나 단기간 주가 급등에 따라 시장 과열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26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내 투자위험종목 지정 건수는 10건으로 전년 동기(6건) 대비 67% 늘었다. 투기경고종목 지정은 175건(55% 증가), 투자주의종목은 1,176건(27% 증가)에 달했다. 거래소는 주가와 거래 집중 등 이상 신호가 포착된 종목을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의 3단계로 나눠 지정한다. 투자위험종목은 지정 당일 하루간 거래가 중단된다.
증권업계는 현 증시가 과열 단계에 근접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관세 유예 시한(7월 9일) 종료를 앞둔 단기 이벤트가 조정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과열 국면에 진입한 만큼 관세 유예 이슈가 경기 둔화 우려를 재부각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코스피는 단기 이벤트를 계기로 차익 실현이 확대될 수 있어 조정 국면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정책 모멘텀 업종들은 조정 시 저가 매수 기회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달 말까지 2.95% 이상 급락하지 않으면 코스피는 올해 상반기 2000년대 이후 최고 수익률 달성을 확정하게 된다. 만약 2.95% 넘게 하락하더라도 2009년(23.6%) 이후 16년 만의 기록이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경기 흐름과 정부 정책, 글로벌 무역 변수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