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부터 감독까지 교체”…키움, 외국인 투수 악순환→시즌 최다 위기
성적 부진의 그늘이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다시 덮쳤다. 키움 히어로즈는 외국인 선수 교체 악순환 속에서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또 한 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라클란 웰스의 마지막 호투가 남긴 여운은, 기록적인 혼란의 서막을 알렸다.
22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한 라클란 웰스는 흔들리지 않는 구위로 6이닝 3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는 이미 케니 로젠버그의 6주 대체 선수로 합류해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3.15를 남겼지만, 구단과의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곧바로 팀을 떠났다. 키움은 이날까지 올 시즌 6번째 외국인 선수를 엔트리에 등록했고, 웰스 이탈로 KBO리그 사상 최다 기록인 ‘한 시즌 7명’ 외국인 교체라는 중대한 분기점 앞에 섰다.

이 같은 교체 빈도는 2001년 한화 이글스 이후 23년 만이다. 당시 한화는 제이 데이비스, 호세 누녜스, 데이비드 에번스 등을 연쇄 교체했고, 팀 운용의 혼선이 성적에 뚜렷한 영향을 미쳤다. 올해 키움 구단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는 분석이 현장에서 나온다.
키움 히어로즈의 외국인 선수 운용은 시즌 내내 헛돌았다. 지난해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던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놓치고, 케니 로젠버그를 영입했지만 추가 투수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다. 야수진에서는 야시엘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를 실험했으나 잇따른 성적 부진과 부상 이탈로 무게감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후 라울 알칸타라, 스톤 개랫까지 투입했으나 팀 순위 반등에는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
현장 경험보다 사무국의 입김이 짙었던 영입 흐름도 아쉬움을 남겼다. 스톤 개랫의 타율 0.241, OPS 0.590은 홍원기 전 감독이 우려했던 실패로 끝났다. 20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개랫의 퇴단까지, 현장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 채 반복된 교체와 초반 운용 실패가 올 시즌 하위권 침체의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전반기 종료 후, 감독과 수석코치의 해임 그리고 고형욱 단장의 사퇴까지 프런트진 변화가 연쇄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전략 실패와 책임 소재를 현장에 돌리는 방식에 대한 내부 비판은 여전하다. 현재 키움은 외국인 투수 추가 영입에 집중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실타래가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관중석에서는 답답함과 우려가 교차한다. 중위권 도약의 불씨는 외국인 자원 최다 교체라는 늘어난 부담을 안고 의문 속에 타오르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의 다음 경기에서는 새 외국인 선수 카드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겠다는 선수단의 결기가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한 시즌 7번째 외국인 교체를 앞둔 기록적 상황을 키움이 어떻게 돌파할지는, KBO리그 역사 한쪽에 오랜 여운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