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3일 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글로벌 불안에 안전자산 쏠림 가속
3일(현지시각), 미국(New York)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국제 금값이 주요국 재정 불안과 노동시장 둔화 우려 등으로 3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9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3,593.20달러로 전일 대비 1.2% 오르며, 올해 들어 37% 급등세를 보였다. 금 현물 가격도 장중 3,578.50달러까지 오르며 또 한 번 기록을 경신했다.
금값 랠리의 배경에는 글로벌 채권시장의 변동성 심화 및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USA) 국채 시장의 장기물 수익률이 상승하며 투자 자금이 국채 대신 금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날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5.00% 선을 한때 돌파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고, 이는 투자자들이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미국 내 구인 건수는 718만1천 건으로 약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동시장 약화 신호는 경기 불확실성을 확대시키며,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 현재 금리 선물시장은 이달 회의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95%로 반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앙은행들이 미국 국채 대신 금을 적극 매입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각국 재정건전성 악화, 정책 불확실성 등 복합 요인들이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금값 상승 여지가 크다고 내다본다. ‘제이너메탈스’의 피터 그랜트 선임 금속 전략가는 “중단기적으로 금값이 3,600∼3,800달러를 넘어서고, 내년 초에는 4,000달러 진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은(Ag) 역시 안전자산 흐름과 맞물려 온스당 41.34달러로 1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동반 강세를 보였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도 “각국 중앙은행과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방어 강화 차원에서 금 자산을 대거 채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긴축 종료 및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 가능성, 공급망 불안 등이 이어질 경우 단기 내 추가 가격 급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국제사회는 이번 금값 랠리가 금융시장 전반에 어떤 변화를 야기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