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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의식불명 끝에 별세”…사우디 ‘잠자는 왕자’ 알왈리드 왕자 사망에 중동 사회 애도
국제

“20년 의식불명 끝에 별세”…사우디 ‘잠자는 왕자’ 알왈리드 왕자 사망에 중동 사회 애도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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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9일, 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 리야드에서 '잠자는 왕자'로 불렸던 알왈리드 빈 칼리드 빈 탈랄 왕자가 20년 넘는 혼수상태 끝에 36세로 별세했다. 이번 사망 소식은 사우디 왕실을 비롯한 중동 사회에 큰 슬픔과 파장을 안기고 있다. 알왈리드 왕자는 2005년 16세의 나이로 영국 런던의 사관학교 재학 중 교통사고를 당한 뒤 치명적인 뇌출혈로 혼수상태에 빠져,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연명치료를 받아왔다.

 

사망이 공식화되자, 친부인 칼리드 빈 탈랄 알사우드 왕자는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에 “평안한 영혼이여, 네 주님께 돌아가라”며 “신의 뜻에 순응하며 크나큰 슬픔으로 사랑하는 아들을 애도한다”고 전했다. 사우디 왕실 일가 및 인근 각국에서도 추모 메시지가 이어졌고, 알왈리드 궁에서는 20일부터 사흘간 장례가 엄수된다.

X(@allah_cure_dede) 갈무리
X(@allah_cure_dede) 갈무리

알왈리드 왕자의 오랜 연명치료는 중동 사회에서 생명윤리, 가족의 간병 부담, 그리고 현대 의료기술의 한계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켜왔다. 사우디사회 내부에서는 그간 왕실의 단합을 일깨우는 상징적 인물로 간주돼왔으며, 이번 사망을 계기로 중환자 치료, 장기연명치료에 대한 의료·종교적 성찰이 재점화되고 있다.

 

현지 언론 알아라비야(Al Arabiya), 외신 등도 “한 왕가의 비극적 이야기가 막을 내렸다”라며 사우디 전역에서 애도와 위로의 물결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도 ‘20세기 중동 왕실 역사상 가장 기구한 인생’으로 왕자의 삶을 조명했다.

 

전문가들은 “알왈리드 왕자의 사례는 경제적·의료적 지원이 뒷받침되는 사우디 왕실 내에서도 개인적 고통과 가족의 희생이 결코 가리지 못함을 보여준다”며, 현대 아랍권 사회에서 삶의 질과 죽음, 그리고 생명 연장의 의미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망이 중동 지역의 생명윤리 제도 및 장기환자 관리 제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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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왈리드왕자#칼리드왕자#사우디아라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