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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렙틴 수치까지 잡았다”…대웅제약, 엔블로 대사 개선효과 주목
IT/바이오

“렙틴 수치까지 잡았다”…대웅제약, 엔블로 대사 개선효과 주목

김소연 기자
입력

SGLT-2 억제제가 대사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대웅제약이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는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렙틴 수치를 체중 변화와 관계없이 낮춘다는 임상 결과를 2025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업계는 이번 연구를 기존 SGLT-2 억제제 간 ‘차별화 경쟁의 분기점’으로 바라본다.

 

대웅제약과 강북삼성병원 연구팀은 2형 당뇨병 환자 426명을 대상으로 엔블로와 다파글리플로진을 비교한 3상 임상 이차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지방세포 관련 단백질 호르몬인 아디포넥틴과 렙틴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엔블로군은 체중 감소 폭이 3% 미만인 환자에서도 체중 변화와 무관하게 렙틴 수치가 유의하게 낮아졌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다파글리플로진군은 렙틴 수치가 오히려 증가했다. 전체 대사 지표와 혈당·인슐린 저항성 등 주요 수치에서도 엔블로가 더 우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엔블로가 렙틴 수치 감소를 견인한 것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 호르몬이 식욕 조절과 에너지 대사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렙틴은 지방이 많을수록 많이 분비되는데, 비만이나 대사질환 환자는 과다 분비에도 불구하고 뇌의 반응이 저하되는 ‘렙틴 저항성’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엔블로의 이번 임상 결과는 기존 체중 감소 중심의 당뇨 치료 접근을 넘어, 지방세포 기능 자체를 개선해 대사 전반의 정상화를 지원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결과는 SGLT-2 계열 약물 중 체중 변화와 무관하게 렙틴 지표 개선을 증명한 첫 임상 사례다. 아울러 엔블로는 공복혈당, 인슐린 저항성 지표 등에서 역시 다파글리플로진 대비 높은 개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시장에서는 GLP-1 유사체와 SGLT-2 억제제 등 신약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대웅제약은 엔블로의 대사효과 차별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략 재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비슷한 계열 약제의 신호탄 사례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어 향후 교차분석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번 임상 결과가 추가적인 치료 확장성을 강조하려면 제제의 안전성·기전 연구가 추가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렙틴 감소 현상이 어떤 경로로 구현되는지 불확실한 만큼 대사질환 환자의 맞춤 치료를 위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대웅제약의 임상사례가 아시아권 SGLT-2 억제제 경쟁력, 다양한 대사질환 영역으로의 적응증 확대 등에서 선도적 전기를 마련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임상, 시장 전략 간 균형이 치료제 상용화의 핵심 조건이 되고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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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엔블로#렙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