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병단 361명 영령에게 경의를”…육군 3군단, 최초 유격조국 수호의 정신 계승→지역사회 감동
육군 3군단이 현충일의 의미가 더욱 절실해진 6월 초, 인제군 북면 용대리의 백골병단 전적비 앞에서 숨결을 가다듬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유격부대였던 백골병단의 전사자와 실종자, 모두 361명의 이름 역시 바람결에 정성스레 불렸다. 꺾이지 않던 청춘들의 충열은 시간의 강을 건너 이윽고 74번째 추모행사장으로 옮겨졌고, 그 자리에 모인 180여 명의 발길은 고요한 숭고함에 잠겼다.
1951년, 중공군의 개입 하에 전선이 무너졌던 1·4 후퇴의 쓰라린 뒷편에서, 육군본부 직할 결사대로 창설된 백골병단은 신념을 품은 647인의 젊은이들을 거칠고 혹독한 특수훈련으로 불러냈다. ‘백골이 돼 조국을 위해 싸우겠다’는 각오 아래 채명신 중령의 인솔로 명명된 이 부대는 험준한 오대산과 설악산 자락을 누비며 유격전과 첩보 수집, 적 사령부 공중폭격 유도, 그리고 489명의 적군 생포와 무장해제를 실현했다. 그들이 남긴 56일간의 교란작전은, 변변치 못한 장비와 식량에도 굴복하지 않은 투지와 조국애 그 자체였다.

백골병단은 남한 내 빨치산 총사령관을 생포하고, 고위 적군 인물 및 무기를 노획하는 등 수많은 공로를 뒤로 한 채 산화했다. 800명 가까운 결사의지와 피어린 희생은 그 후손들에게 국가와 공동체, 평화를 위한 유산으로 남았다. 추모행사에 참석한 최상기 인제군수를 비롯해 지역 보훈단체장, 백골전우회 회원과 시민들은 전적비 앞에서 고요하게 머리를 숙였다. 1961년부터 지금까지 기개의 등불을 이어온 백골전우회는 이날 특공연대 모범 부사관 2인에게 충용 특공상을, 용대초등학교 학생 7명에게 백골 장학금을 전달하며 지역 후세와 그 정신을 나누는 의미도 더했다.
서진하 3군단장은 “선배 전우들의 숭고한 희생이 오늘 국군이 승리할 수 있는 바탕이며, 위국헌신 군인정신은 우리에게 찬란한 유산이 됐다”고 말하며 “그분들이 목숨으로 지킨 조국을 굳건히 지켜가겠다”고 다짐했다.
백골병단이 남긴 신탁은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다. 육군 3군단은 앞으로도 선배들의 헌신을 잊지 않고, 호국의 정신을 후대에 전하는 다양한 기림과 선양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