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이희문, 트랙제로서 운명처럼 빚은 소리”…민요의 낯선 자취→예술감독 변신에 쏠린 시선
엔터

“이희문, 트랙제로서 운명처럼 빚은 소리”…민요의 낯선 자취→예술감독 변신에 쏠린 시선

권혁준 기자
입력

짙은 화장과 대담한 퍼포먼스로 전통의 틀을 넘어선 이희문은 멜론 인디음악 프로젝트 ‘트랙제로’의 7월 이달의 아티스트로 무대에 섰다. 경기민요 명창 고주랑의 아들이라는 배경조차 쉽게 풀지 못한 자신의 음악적 길을, 그는 직설적이지만 따뜻한 언어로 풀어냈다. DJ 강아솔과 나눈 대화에서 이희문은 익숙함과 낯섦을 오가는 여정,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수많은 경계들을 허무는 과정을 찬찬히 들려줬다.

 

미디어영상에 대한 열정으로 일본 유학길에 올랐던 과거, 그리고 귀국 후 뮤직비디오 조감독으로 살아가며 음악 바깥에 서 있던 시절이 그의 어깨를 무겁게 누르고 있던 때였다. 그러나 어머니와 함께한 어느 무명의 공연장에서 스승과 마주친 순간, 그는 담담하게 ‘소리꾼’의 숙명을 받아들였다. 통념에 거슬러 록, 재즈, 힙합이 이어붙은 무대, ‘국악계의 이단아’와 ‘B급 소리꾼’으로 불리길 주저하지 않았던 이유가 그곳에 있다. 한복 대신 짙은 화장과 가발로 대변되는 이희문의 퍼포먼스는 전통음악 신에서도, 인디밴드 신에서도 언제나 ‘이방인’의 마음을 간직할 수밖에 없던 성장통의 결과였다.

“이방인 같은 내 음악”…이희문, ‘트랙제로’서 전한 민요의 색다른 길→예술감독 행보 주목
“이방인 같은 내 음악”…이희문, ‘트랙제로’서 전한 민요의 색다른 길→예술감독 행보 주목

방송을 통해 미국 NPR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에 민요 록밴드 ‘씽씽’ 멤버들과 함께 출연했던 숨겨진 이야기가 밝혀졌다. 이희문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인들과 엮이며 끊임없이 자신의 색을 확장했고, 이는 곧 그만의 ‘잡가’를 새롭게 해석한 프로젝트 ‘이희문 오더메이드레퍼토리 잡(雜)’과 타이틀곡 ‘소춘향가’로도 이어졌다. 곡에 깃든 감정의 흔적을 짚어준 그 순간, 전통이라는 단어조차 낯설게 뒤섞이는 예술의 본질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고등학생 시절 마돈나의 콘서트 영상에서 충격을 받은 기억과, 일본 유학 무렵 ‘미스터 칠드런’의 ‘츠요가리’ 한 곡에 기대 버텼던 나날도 화제로 올랐다. 이희문은 마돈나를 “10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아티스트”라는 찬사로 기억하며, 삶의 가장 아픈 구석에 음악이 전한 위로를 시청자와 나눴다.

 

이희문은 이제 ‘2025 여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이라는 새로운 시간으로 걸어간다. 오는 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무대에서 여우락의 새 장을 열게 될 전망이다. 한편 멜론은 매달 ‘트랙제로’를 통해 신선한 아티스트와 추천 신곡을 소개하며, 국내 인디음악 신의 성장을 응원하고 있다.

권혁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이희문#트랙제로#여우락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