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따라 공룡 바닷길을 걷다”…고성의 청명한 여름, 자연에서 찾는 힐링

여름 햇살이 작열하는 요즘, 경남 고성으로 나들이를 떠나는 가족과 연인들이 부쩍 늘었다. 한때는 먼 휴가지가 각광받았지만, 이제는 깨끗한 공기와 이국적인 풍경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지역 명소가 휴식의 일상이 되고 있다.

고성에는 사계절 꽃이 피는 만화방초와 기암괴석의 해안이 어우러진 상족암군립공원이 대표적이다. 오늘도 현지에는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체감온도는 32도를 훌쩍 넘지만, 높은 습도와 달리 미세먼지 걱정 없는 이 맑은 하늘이 나들이 열기를 더한다. SNS에는 만화방초의 화려한 산책길과 상족암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사진들이 줄을 잇는다. 실제로 산책길에는 다양한 꽃과 나무, 연못과 분수 사이를 걷는 사람들이 각자의 속도로 풍경을 즐긴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고성·통영권 내 자연·체험 명소의 야외 방문객 문의가 예년 동월 대비 크게 늘었다는 집계가 나왔다. 특히 상족암군립공원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공룡 발자국 체험이나, 해안가 바람을 맞으며 걷는 힐링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여름이면 상리연꽃공원의 수생식물과 나무 데크길이 장관을 이룬다. 

전문가들은 요즘 여행의 패턴을 ‘쉼과 교감의 복합형’이라 부른다. 한 지역 여행사 관계자는 “고성은 자연방역이 가능한 곳”이라며, “동화 같은 정원과 바다, 체험 프로그램까지 하루에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족 손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고 느꼈다.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온라인에는 “연꽃 피는 연못과 바람 부는 절벽이 한눈에 펼쳐진다”, “공룡 footprints 찾으며 아이가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는 감상들이 잇따른다. 하루쯤은 바다마을에서 조개를 줍고, 신선한 해산물로 식사를 하며 고된 여름을 잊고 싶다는 댓글도 많다. 

맑고 깨끗한 날씨든 흐린 날이든, 이런 사소한 여행이 다시금 우리 삶의 소중한 부분이 되고 있다. 자연 속에서 흘러가는 시간은 바쁜 일상과는 다르게, 마음에 여유와 호기심을 남긴다. 한적한 바닷길, 공룡의 흔적, 이국적 정원의 향기―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