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여름의 소리와 온기”…최수종, 농어촌 휴식→한 그릇의 기적
최수종이 이끄는 ‘한국인의 밥상’이 다시 한 번 여름의 결을 따라 산촌과 바다의 식탁으로 걸음을 옮겼다. 경북 안동, 경남 사천, 대구 군위의 들과 바다, 결국 인간의 손끝에 머무는 한 끼가 지친 이들을 어루만지는 위로가 된다. 휴식이 절실한 이 계절에, 농어촌의 땀방울과 인내는 소박한 밥상으로 피어나 새로운 삶의 호흡을 불러왔다.
안동 금소마을에서는 힘겹게 자란 대마와 함께하는 계절이 무르익었다. 임방호 씨와 마을 주민들은 지난 산불을 이겨내며 안동포를 지켜냈고, 대마 줄기로 쪄내는 삼굿찜의 구수한 내음이 마을에 퍼졌다. 김점희 씨가 준비한 민물잡어매운탕, 두부완자찜, 그리고 삼베에 새기는 기억들은 기다림과 눈물, 그 너머의 작은 기쁨을 동그랗게 감싼다. 한 끈의 안동포처럼, 잔잔한 손길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 농촌의 계절을 이어간다.

남해의 경남 사천 신벽동 정현 씨 집에는 새벽의 바닷바람이 스며들었다.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 손질하는 오동통한 홍메기, 김은하 씨와 차린 붕장어 두루치기, 호박꽃 만두는 남도 한 상의 여름을 그대로 입 안에 옮겼다. 이웃의 손길이 더해진 집밥에서 바다는 오늘도 새로운 인연과 내일의 희망을 품는다. 정현 씨의 밥상에는 뱃사람의 인내와 남도의 따스한 정성이 어우러져, 긴 여름날에도 잃지 않는 푸근함이 녹아났다.
대구 군위읍 들판에는 이른 밀의 물결이 출렁였다. 타향살이를 접고 돌아온 성종걸 씨는 어머니와 함께 밀을 일궜다. 그들이 키운 ‘앉은키밀’로 빚어낸 강병숙 씨의 운두병, 가마니떡, 닭 육수에 구름이 둥둥 뜬 수제비는 작고 단단한 밀알 한 톨에도 수확의 감사를 품었다. 쌓이고 쌓인 떡, 이어지는 손길 위에는 오래도록 지켜온 농촌의 믿음과 온기가 숨쉰다.
여름은 잠깐의 휴식마저 특별한 계절이다. 해와 바람, 흙과 파도를 견뎌낸 이들의 음식에는 쉼과 재생, 그리고 잊힐 듯 흐르는 마음밭의 위로가 담겼다. 흘러넘치는 땀방울 속에서 완성된 한 끼는 단순한 끼니를 넘어 삶 그 자체의 의미를 환기시킨다.
최수종이 전하는 ‘한국인의 밥상’ 713회는 7월 10일 저녁 7시 40분, 각지의 여름 한정 산물로 차려진 위로와 회복의 풍경을 시청자들에게 잔잔히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