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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파머징 27조 시장 주목”…제약바이오 진출 러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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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파머징 27조 시장 주목”…제약바이오 진출 러시 본격화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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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제약 시장, 일명 ‘파머징(Pharmerging)’이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남아 6개국의 제약시장이 2023년 기준 약 27조8000억원 규모로 집계되며, 셀트리온, GC녹십자, 대웅제약 등 주요 기업들이 판매 허가, 현지 임상 등 다각적 전략을 동원해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는 빠른 진출과 점유 확대가 '포스트 선진국' 의약품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셀트리온은 올해 베트남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와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의 판매 허가를 획득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현지법인을 통한 맞춤형 마케팅이 조기 안착에 힘을 보탰고, 올 하반기에는 인플릭시맙 피하주사제형 ‘램시마SC’,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의 출시도 앞두고 있다. 싱가포르와 태국에서도 램시마SC, 허쥬마가 각각 93% 시장점유율을 기록, 현지화 전략의 효과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대원제약은 국내사로는 최초로 진통제 신약 복합제 ‘DW1021’에 대한 베트남 임상 1상을 완료했다. 동남아 시장은 그간 기술기반 의약품 허가 체계 미비, 네트워크와 인프라 부족 등으로 진출이 쉽지 않았으나, 이번 임상 성과를 토대로 현지 후속 임상 및 시판허가에 나설 예정이다.

 

GC녹십자는 베트남 의약품청의 수두백신 ‘배리셀라주’ 품목허가를 확보했다. 베트남 민간 백신 시장은 연평균 32%에 달하는 고성장을 보이며, 수두백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다. GC녹십자는 태국에서 2회 접종(2도즈) 방식에 대한 3상 임상 IND도 제출, 2027년까지 임상 완료 후 동남아 주요국에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용·바이오 분야 진출도 두드러진다. 대웅제약은 올해 738억원 규모의 태국 ‘나보타’ 수출 계약을 체결, 시장점유율 30%를 돌파했다. 파마리서치바이오와 휴메딕스 등도 태국 보툴리눔 톡신과 히알루론산 필러 품목허가를 확보하며, 미용성형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태국 미용성형 시장은 2023년 기준 2조원, 2030년에는 31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남아 제약바이오 시장의 급성장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대비 규제 환경 차이와 로컬 네트워크 확보의 어려움, 임상 인프라 미흡 등 진입장벽과 맞물려 있다. 그러나 성장 잠재력, 인구 구조 변화와 의료 인프라 확충 등으로 국내 기업의 도전이 본격화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신흥 시장에서 임상과 인허가 경험을 축적한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산업계는 파머징 시장 전략이 실제 의약품 시장 판도에 변화의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고도화와 맞춤형 현지화 역량, 정책·허가 대응력이 신흥 시장 성공의 핵심 조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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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gc녹십자#대웅제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