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5호선 방화 충격”…60대 남성 현장 체포→공공 안전성 해법은
서울 한복판,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마포역 사이 어둠 속에서 대혼란이 펼쳐졌다. 5월 31일 이른 아침, 400명이 넘는 승객이 연기에 휩싸여 터널을 걸어 대피해야 했던 이날의 사건은 출근길 시민들에게 깊은 두려움과 질문을 남겼다. 60대 남성 A씨는 현장에서 그을음이 묻은 손으로 들것에 실려 나오면서 경찰의 눈길을 확실히 사로잡았다. 피의자는 신속히 체포됐고, 경찰은 신병을 확보한 채 범행 동기와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깨어진 평온 뒤엔 구체적인 위협이 있었다. 직장인 김모 씨는 혼란의 순간을 “부산행 같은 아수라장”이라 떠올렸다. 출입문이 열리자 터널로 뛰어나온 승객들은 깜깜한 공간을 걸어 마포역 대합실까지 스스로 길을 찾아가야 했다. 그 과정에서 21명이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으며, 130여 명이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 다행히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승객들에겐 안전에 대한 불신이 깊게 남았다.

한편 경찰은 불이 난 직후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점화기와 유리통 등을 확보했다.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피의자는 라이터형 토치로 옷에 직접 불을 붙였으며, 기름통도 소지하고 있었다. 방화 현장에서 뿌려진 인화성 물질의 흔적이 발견돼 추가 정밀 감식이 진행됐다.
신속한 대응 덕분에 더 큰 피해는 막았다. 열차 내 소화기를 이용해 기관사와 일부 승객들이 직접 불길을 잡았고,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대부분 진화된 상태였다. 현장에는 230여 명의 구조인력과 68대의 장비가 투입되었고, 열차 여러 칸이 피해를 입었다.
사건 여파로 여의도역에서 애오개역까지 운행이 한때 중단됐고, 마포역과 여의나루역에서는 열차가 무정차로 통과했다. 약 한 시간 만에 전 구간 운행이 재개되었으나, 혼란의 잔상은 시민들의 일상에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수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경찰은 재발 방지와 시민 안전 강화를 명분으로 지하철경찰대와 기동순찰대의 현장 순찰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교통공사 역시 추가 대책 수립에 나섰다. 지하철과 같은 폐쇄된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특정 다수 범죄에 대한 공포가 또 한 번 수면 위에 떠올랐다. 사회는 지금, 공공교통의 안전을 되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