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고지에 새 이름”…오원석, kt 첫해 국내 다승 선두→왼손 에이스 각성
뜨거운 여름밤, 잠실 원정 마운드를 뜨겁게 달군 오원석의 투구에 kt wiz 팬들은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무거운 공 끝과 흔들림 없는 위기 관리, 그리고 10번째 승리에 깃든 표정에는 지난겨울 트레이드의 무게와 새 팀에 대한 책임감이 묻어났다. 오원석이 시즌 10승째를 완성하는 순간, kt 벤치도 손뼉을 치며 새로운 에이스의 탄생을 실감했다.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는 kt wiz의 6-3 승리로 막을 내렸다. 선발 오원석은 6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의 호투를 선보여, 팀 연승 흐름과 부드럽게 맞물렸다. 이날 승리로 오원석은 올 시즌 토종 투수 가운데 가장 먼저 10승(3패) 고지에 올라섰다.

수치로도 존재감을 입증했다. 오원석은 이번 경기 포함 16경기에서 10승을 기록, 전체 다승 공동 2위이자 국내 투수 중 1위에 올랐다. 평균자책점도 2.78을 기록하며 국내 부문 선두, 전체에서는 한화의 코디 폰세(11승)에 이어 5위다. 이에 대해 kt 이강철 감독은 “오원석의 투구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지금 우리 팀의 확실한 에이스”라며 신뢰를 보였다.
올 시즌 오원석의 반전 비결로는 주무기 가운데 하나인 체인지업의 활용이 꼽힌다. SSG 시절 체인지업 비율이 15% 선에 그쳤지만, kt 이적 후에는 23%까지 끌어올렸다. 이 조정이 안정적인 이닝 소화와 피안타 감소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SSG 재적 시절 단일 시즌 최다승이 8승에 불과했던 오원석은, 새 유니폼을 입고 전반기 종료도 전에 10승에 도달했다.
kt 구단 또한 창단 이후 처음으로 왼손 투수 10승자의 탄생을 알렸다. 과거 금민철이 2018년 올린 8승을 넘어서며, 국내 좌완 투수 역사에 굵직한 기록을 남기게 됐다. 장성우 포수는 “이적 후 적응이 쉽지 않았지만, 오원석이 묵묵히 자기 몫을 해냈다. 언제든 10승을 할 수 있는 에이스였다”고 말했다.
관중석에서도 환호는 뜨거웠다. 오원석이 6회를 책임졌을 때마다 팬들은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고, 경기 후 kt 선수단 전원이 오원석을 중심으로 승리의 여운을 나눴다. kt는 이번 승리를 바탕으로 시즌 중반 페이스를 다지며, 상위권 도약을 본격화하게 됐다.
날이 저물 무렵에도 마운드를 비우는 오원석의 뒷모습에는 긴 여운이 남아 있었다. 묵직하게 기록된 10승, 그리고 kt에 남긴 성장의 흔적은 잠실 밤하늘에 오래도록 각인됐다. kt wiz는 상승세를 안고 다가오는 주말 홈경기에서 팬들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