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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임미영 고창조, 우도에 퍼진 절절한 청춘의 속삭임”→완성되지 못한 호텔 앞 멈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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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임미영 고창조, 우도에 퍼진 절절한 청춘의 속삭임”→완성되지 못한 호텔 앞 멈춘 사랑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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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스치는 우도의 작은 식당, 임미영과 고창조 부부는 매일 해와 바다로 하루를 연다. 꽃 한 송이에도 수줍은 미소가 번지는 두 사람의 눈길에는 젊은 연인의 설렘이 아직도 스며 있으며, 거센 노동과 잦은 다툼에도 그들만의 따뜻한 사랑이 묻어난다. 미영의 분주한 손길과 창조의 너털웃음은 서로 다른 결로 하루를 채우지만, 쉼 없이 오가는 삶의 현장엔 언제나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은은한 존중이 깃든다.

 

식탁은 바다 내음과 우도의 온기로 가득 채워진다. 미영이 바닷가에서 직접 채취한 식재료로 두 사람의 식당을 꾸려가는 동안, 마을회관에서는 해녀 선배들과 부딪히며 하나씩 삶을 배운다. 우도 소라 축제를 준비하는 리허설에서는 긴장 어린 미소와 어색한 제주 사투리가 어우러지지만, 미영은 어색함을 받아들이고 이방인으로서 한 계절씩 바다로 스며든다. 막내 해녀로서, 그리고 여전히 서툰 엄마와 아내로서, 미영에게 우도는 두 번째 청춘을 허락한 곳으로 다가온다.

우도에서 다시 피어난 청춘…‘인간극장’ 임미영 고창조, 아련한 꿈과 현실→부부의 사랑 노래
우도에서 다시 피어난 청춘…‘인간극장’ 임미영 고창조, 아련한 꿈과 현실→부부의 사랑 노래

연휴를 맞아 서울에서 딸과 아들이 찾아와도 바쁜 일상은 멈추지 않는다. 아이들이 빨래를 걷고 식탁을 정돈하는 모습은 사랑스러운 소동이 되고, 오랜만에 모두 함께한 저녁 식사에선 소박한 감동이 오간다. 그러나 미영은 한때 품었던 꿈의 자리, 3층짜리 호텔 건물 앞에 멈춰 선다. 부부가 함께 그렸던 ‘우도 호텔’은 이제 남의 빛바랜 현실이 되었고, 실패와 미련의 그림자는 고요한 순애로 전환된다.

 

아이들이 각자의 도시로 돌아간 뒤에야 찾은 안식, 밀린 잠 속에서 부부는 다시 젊은 날의 추억을 되새긴다. 미용실에서 오랜만에 거울을 마주한 미영, 그리고 제주 레스토랑에서 추억을 공유하는 부부의 자리가 이어진다. 창조는 주름진 손으로 꽃다발을 건네고, 미영은 세월 속에 머금어온 감사를 조심스레 내비친다. 결코 완전하지 않은, 조금은 미숙한 일상의 한복판에서 두 사람은 다시 서로의 온기를 확인한다.

 

임미영과 고창조는 딱 부부라는 말에 갇히지 않는다. 서툴고 어설픈 연인의 감정이 여전히 흐르는 이들의 시간은, 우도 바람과 함께 아련하고 진한 여운을 남긴다. 서로에게 건네는 마지막 진심, “아꼬운 당신, 폭싹 속았수다”라는 그 한마디가 이 섬과 부부의 삶을 어렵게 껴안는다.

 

우도 바다와 마을, 그리고 부부의 새로운 시절을 다뤘던 ‘인간극장’은 6월 2일부터 6일까지 매일 아침 7시 50분, 두 연인의 고백과 가슴 시린 꿈의 시간을 담아 시청자에게 또 한 번 깊은 여운을 전했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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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영고창조#인간극장#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