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2세대 격파한 집중력”…윌리엄스, 45세 역대급 투혼→DC오픈 1회전 완승
스포츠

“2세대 격파한 집중력”…윌리엄스, 45세 역대급 투혼→DC오픈 1회전 완승

정하준 기자
입력

무더운 워싱턴DC의 코트 위, 시간마저도 잠시 멈춘 듯한 긴장감 속에서 비너스 윌리엄스는 관중의 환호와 함께 새로운 서사를 그렸다. 45세 노장의 몸에는 긴 휴식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집중력과 투혼만큼은 언제나처럼 단단했다. 윌리엄스는 23일 열린 무바달라 시티DC오픈 여자 단식 1회전에서 23세 신예 페이턴 스턴스를 2-0(6-3 6-4)으로 완파하며, WTA 투어 역대 두 번째 최고령 단식 승리의 새 이정표를 써냈다.

 

경기 초반부터 윌리엄스의 노련한 구사력과 강력한 서브는 스턴스를 압도했다. 오랜 공백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게임을 단 한 번도 내주지 않는 집중력으로 상대의 승부욕을 무디게 했다. 올 시즌 초 자궁근종 수술 후 1년 4개월 만에 단식 코트로 돌아온 윌리엄스였지만, 승부처마다 침착하게 반격을 이어가며 1세트를 6-3으로 가져갔다.

“45세 투혼 승리”…윌리엄스, 2-0 완승으로 WTA 역대 두 번째 고령 기록 / 연합뉴스
“45세 투혼 승리”…윌리엄스, 2-0 완승으로 WTA 역대 두 번째 고령 기록 / 연합뉴스

2세트에서도 공격과 수비를 조화롭게 펼치며, 결정적인 순간마다 스턴스의 실책을 효과적으로 유도했다. 최종 6-4 세트 스코어와 함께 윌리엄스는 경기를 마무리했다. 47세의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가 갖고 있던 단식 최다 고령 승리 기록에 이어 WTA 투어 역사에서 두 번째로 많은 나이에 기록한 단식 승리다.

 

또한, 윌리엄스는 복식에서도 연승세를 이어갔다. 전날 헤일리 바티스트와 짝을 맞춰 승리를 차지한 데 이어, 단식에서도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건강에 대한 각별한 신경과 치열한 자기 관리가 오늘의 승리를 이끌었다고 윌리엄스는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윌리엄스는 메이저 대회 단식 7회, 복식 14회, 혼합 복식 2회 우승에 빛나는 베테랑으로, 한때 단식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동생 세리나 윌리엄스가 2022년 은퇴한 뒤 홀로 무대에 서는 부담 속에서도 또 한 번의 도전의지를 보여줬다.

 

비너스 윌리엄스는 다음 라운드에서 세계 랭킹 24위 마그달레나 프레흐와 16강 진출을 위한 한판을 벌일 예정이다.

 

경기 뒤, 관중의 기립 박수와 코트를 떠도는 환한 웃음은 세대를 뛰어넘는 스포츠의 위로였다. 시간이 더해줄 수 있는 것들과 잃어버리는 것들, 모두를 품은 윌리엄스의 이번 경기는 잔잔한 울림으로 남았다. 무바달라 시티DC오픈의 다음 경기는 팬들의 또 다른 기대 속에 이어진다.

정하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윌리엄스#dc오픈#스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