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급별 정상 등극”…최다혜·엄하진·김다영, 문경단오씨름대회 우승→괴산군청-구례군청 자존심
환호와 침묵이 교차한 도장 위, 선수들은 마지막 한 판을 위해 온 힘을 쏟았다. 그 순간, 괴산군청의 최다혜와 김다영, 구례군청의 엄하진이 각각 매화급·국화급·무궁화급 정상에 오르며 여자씨름 무대의 별들이 됐다.
1일 경북 문경체육관에서 열린 위더스제약 2025 문경단오장사씨름대회 여자부 각 체급 장사 결정전은 이른 여름 공기 속 열기만큼이나 뜨거운 도전과 승부의 연속이었다. 매화급에서는 괴산군청 소속 최다혜가 결승전에서 구례군청 선채림을 2-0으로 완파했다. 첫 라운드 밀어치기로 흐름을 주도한 뒤, 두 번째 라운드에서 안다리 기술을 펼치며 장사 꽃가마에 올랐다.

이어 펼쳐진 국화급에서는 구례군청 엄하진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안산시청 이재하를 2-0으로 제압했다. 엄하진은 두 판 모두 잡채기 기술을 사용하며 경기장을 압도했다. 경기 직후 엄하진은 “이번 승리를 계기로 동료들과 더 높이 도전하고 싶다”고 전하며 팀의 활약에 의미를 더했다.
무궁화급 결승전은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감추지 않았다. 괴산군청 김다영은 거제시청 김다혜에게 1라운드를 먼저 내줬으나, 밭다리와 들배지기로 무게감을 되찾으며 결국 역전승을 거머쥐었다. 김다영은 “첫 판을 내주고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힘을 냈다”며 경기 뒤 감회를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전날 진행된 여자부 단체전 결승에서는 구례군청이 안산시청을 4-1로 꺾으며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관중석에는 각 팀을 응원하는 팬들로 가득 차 있었고, 선수들의 헌신적인 투지에 박수가 쏟아졌다. 씨름 관계자들은 “지역연고팀 선수들의 성장세가 놀랍다”라며 향후 여자씨름의 경쟁 구도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괴산군청과 구례군청은 각각 두 체급과 단체전 우승을 거머쥐며 지역팀의 자존심을 세웠다. 기록이라는 숫자 뒤편엔 팀 동료와 팬들이 함께 쌓아온 시간의 무게가 고스란히 스며 있었다.
장사들이 땀을 닦으며 걸어 나간 문경체육관에는 아이들이 흙 냄새를 맡으며 씨름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선수들은 곧 7월 예정된 전국체전을 위한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단단히 엮인 노력과 도전, 그 위를 지난 오늘의 여운은 오래도록 경기장을 감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