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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전 평가전 시작”…남자배구, 11년 만의 세계선 도전→거침없는 담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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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전 평가전 시작”…남자배구, 11년 만의 세계선 도전→거침없는 담금질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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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속에 첫 서브가 올랐고, 숨죽인 관중석에서는 11년 만의 세계선수권 무대를 앞둔 선수들의 각오가 묻어났다.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은 충남 천안에서 네덜란드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르며, 지도자와 팬 모두의 염원을 품은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했다. 익숙한 기운과 낯선 긴장이 동시에 공기를 맴돌았다.

 

남자배구대표팀은 6일과 7일 오후 2시 유관순체육관에서 네덜란드 대표팀과 두 번의 실전 점검에 나선다. 이번 평가전은 아시아배구연맹 네이션스컵과 9월 세계선수권을 앞둔 마지막 모의고사로, 경기 감각과 전술의 완성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간으로 여겨진다. C조에 편성된 대표팀은 프랑스, 아르헨티나, 핀란드와 16강 진출을 두고 경쟁하게 됐다. 이에 앞서, 바레인에서 열리는 네이션스컵 D조에서는 베트남, 뉴질랜드를 상대로 조별리그도 치러야 한다.

“실전 점검 돌입”…남자배구대표팀, 네덜란드전 평가전→세계선수권 앞두고 담금질 / 연합뉴스
“실전 점검 돌입”…남자배구대표팀, 네덜란드전 평가전→세계선수권 앞두고 담금질 / 연합뉴스

이번 경기에서는 황택의가 주전 세터로 공격 시작점에 섰으며, 허수봉과 나경복이 아웃사이드 히터로 공격을 이끌었다. 정지석이 피로 골절로 이탈한 가운데, 이우진이 대표팀 막내로 새롭게 합류했다. 임성진은 백업 자원을 맡았고, 신호진과 임동혁, 리베로 박경민까지 조직적으로 몸상태를 점검했다. 맞상대 네덜란드는 국제배구연맹 랭킹 13위의 강호로, 삼성화재에 합류한 아포짓 스파이커 미힐 아히가 포함돼 주목을 끈다. 아히는 과거 우리카드의 세터 한태준과 소속팀에서는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어 의미를 더했다.

 

6일 평가전 현장에서는 무게감 있는 또 하나의 장면이 펼쳐졌다. 국가대표팀의 상징이자 13년간 팀을 이끌었던 문성민이 은퇴식을 치렀다.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 광저우 동메달, 그리고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은메달까지, 묵묵히 대표팀의 버팀목을 맡았던 그의 울림은 코트 위 남아 선수와 팬들에게 긴 여운을 남겼다. 지도자로 전환하는 문성민의 새로운 시작 역시 팬들의 박수로 환대받았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은 “세계무대 재진입의 시작은 지금 이 순간에서 비롯된다”며, "선수들이 평가전에서 자신감과 응집력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팬들 또한 “11년 만에 돌아오는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하나된 마음으로 코트를 응시했다.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을 기점으로 대표팀은 네이션스컵, 그리고 세계선수권까지 쉴 틈 없는 일정을 이어간다. 준비된 조직력과 끈기로 다시 아시아의 강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이번 담금질이 긴 시간 동안 기다려온 명예로운 여정의 서막이 됐다.

 

무수한 땀방울이 마른 코트 위, 선수들의 발길은 조용히 힘을 덧입었다. 관중들 역시 말없이 손을 모았다. 남자배구대표팀의 진짜 승부는 이제 막 시작된다.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은 6일과 7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다. 9월 세계선수권의 첫 경기는 1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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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배구대표팀#네덜란드#문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