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85% 급락”…미국 정부 셧다운 장기화, 아시아 금융시장 충격
현지시각 기준 5일, 서울 금융시장에서 미국(USA) 연방정부 셧다운의 장기화와 인공지능(AI) 기술주 조정 여파로 코스피 지수가 2.85% 급락하며 4,004.42에 거래를 마쳤다. 셧다운이 36일째 지속되자 미국발 유동성 경색 우려가 글로벌 위험자산 시장의 불안으로 확산됐다.
이날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는 장중 6% 넘게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드러냈고, 4,000선 붕괴를 막기 위한 치열한 매수세와 매도세 대결이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미국 뉴욕 증시에서 AI 버블에 대한 경계심, 그리고 사상 최장 셧다운 사태가 주된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역대 최장 기록을 넘어선 미국 정부 셧다운으로 미 재무부의 일반 계정(TGA) 잔고가 1조 달러 선까지 치솟으며, 단기자금 시장의 유동성 경색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지출 중단으로 유출은 없고, 국채 발행 및 세금 등 유입만 지속돼 금융시장 내 자금 흐름에도 왜곡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여파로 외국인 투자자들도 코스피에서 대규모 매도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기준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5조930억 원에 달했다.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며 위험자산 회피 경향이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정부의 TGA 잔고가 셧다운 이전 대비 2천억 달러 늘어난 1조 달러에 도달했다”며 “은행 준비금 감소와 단기 자금 시장 수요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셧다운 해소 이후에는 유동성 재공급과 위험자산 가격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혜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 분쟁, 주요 빅테크 실적 등 다양한 이벤트가 맞물리며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졌다”며 “고평가 논란과 금리 인하 기대 약화가 함께 나타나면서 주가 조정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단기 자금시장 경색은 셧다운 해소 이후 연방정부의 지출 확대와 함께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TGA 잔고 감소와 시중 유동성 개선이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이번 셧다운 장기화가 신흥국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아시아 주식시장이 미국발 충격에 취약성을 노출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 금리와 환율 안정, 셧다운 해소 여부 등과 같은 핵심 변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투자자들에게는 당장의 과도한 불안감 보다는 중장기 펀더멘털에 기반한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미국 셧다운 장기화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