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7K 역투”…홍민기, 두산전 첫 선발승 요건→롯데 4-2 리드
스포츠

“7K 역투”…홍민기, 두산전 첫 선발승 요건→롯데 4-2 리드

이예림 기자
입력

잠시 웅크렸던 사직구장이 강렬한 왼손 한 번으로 깨어났다. 홍민기의 힘 있는 투구가 5이닝 내내 두산 타선을 옭아매며, 이름 앞에 '선발승 요건'이라는 새 기록을 더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선보인 에이스다운 역투와 그를 지켜본 팬들의 박수 갈채가 묘하게 교차했다.

 

2025년 7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 좌완 홍민기는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5이닝 3안타 1실점, 삼진 7개의 인상적인 투구를 뽐냈다. 평균 구속 153km의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라는 단 두 개의 무기로 6년 만에 첫 선발승 요건을 완성, 입단 후 팀에서 의미 있는 한 페이지를 남겼다.

“7K 역투”…홍민기, 두산전 첫 선발승 요건→롯데 4-2 리드 / 연합뉴스
“7K 역투”…홍민기, 두산전 첫 선발승 요건→롯데 4-2 리드 / 연합뉴스

특히 5회초, 연속 삼진 3개로 이닝을 마무리하며 마운드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앞선 2회 우중간 3루타로 1점을 허용한 후에는 흔들림 없는 제구로 남은 이닝을 책임졌다. 시즌 내내 불펜에 힘을 실었던 홍민기는 이날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의 전반기 마감으로 비워진 선발 자리를 메웠다. 두 번째 도전이었지만, 투구 63개를 모두 집중력으로 버무렸고, 볼넷과 사사구 실점은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공을 넘겨받은 롯데 불펜이 실점을 내주지 않아야만 홍민기의 시즌 첫 선발승이 실현될 수 있었다. 3-1 상황에서 내려온 뒤에도 홍민기는 평소보다 더 긴장된 눈빛으로 더그아웃을 지켰다. 경기 후 그는 "첫 선발승 기회를 동료들과 팬들 덕분에 잡을 수 있어 기쁘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롯데 타선은 5회말, 빅터 레이예스의 투런홈런을 포함해 4안타로 대거 4득점에 성공했다. 그 한방은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꿨고, 관중석을 가득 채운 함성에 힘을 더했다. 두산 역시 6회초 정현수와 김강현이 1점을 추가하며 추격했으나, 흐름을 확실히 가져오지는 못했다.

 

롯데는 이번 경기를 통해 순위 경쟁에서도 새로운 활로를 찾게 됐고, 미래 선발 자원인 홍민기의 존재 가치 역시 더 또렷이 각인됐다. 팬들은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잡히는 순간까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함께 호흡했고, 마운드 너머로 피어오른 젊은 선수의 투혼에 아낌없는 성원을 보냈다. 

 

롯데의 여정은 이어진다. 팀은 오는 10일 삼성 라이온즈와 사직구장에서 다시 맞붙을 예정이다. 시즌이 깊어지는 한여름 밤, 땀과 환호, 자리마다 남은 기대를 롯데 자이언츠는 다시 한 번 마운드 위에서 증명한다.

이예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홍민기#롯데자이언츠#두산베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