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면엔 침묵”…이재명, 5당 지도부와 오찬서 검찰개혁 의지 강조
정치적 쟁점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 야5당 지도부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2025년 7월 3일, 이 대통령은 대통령 관저에서 비교섭단체 5당 대표들과 잔치국수 오찬을 진행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사면 등 민감한 문제를 비롯해 노동, 검찰개혁, 인사 등 주요 현안이 논의되면서 정국의 균열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날 오찬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한 달 기자회견 직후에 곧바로 마련됐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신정부가 하는 일에 협조도 많이 해 주시고, 부족한 점이 있으면 채워주시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지적도 해 주시라. 많은 말씀 달라, 잘 경청하겠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조금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평소보다 소통에 무게를 실었다.

비공개로 이뤄진 오찬에선 조국 전 대표를 포함한 정치인들과 건설노동자·화물연대 노동자 등 검찰에 의해 피해 입은 이들에 대한 사면복권 필요성이 제기됐다.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조국 전 대표 등 정치인 사면 요청에는 즉답을 삼갔다. 다만 노동자 사면 요구와 관련해선 "수형 실태를 파악해보라"고 지시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노동 현안, 최근 인사 문제도 거론됐다. 야당 측은 홈플러스 노동자 고용불안, 산업재해 등 사회적 쟁점을 연이어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겠다"고 약속했다는 게 우상호 수석의 설명이다. 인사 문제 역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 등을 두고 제동이 걸렸다. 진보당 김재연 대표는 "원전 기업 출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지명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고, 이 대통령은 "농업·교육 정책에 대해 국민과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정책 의지를 재확인했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입장 차도 확연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언론개혁·검찰개혁 의지를 신뢰한다"며 "검찰개혁 4법 통과로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개혁신당 천하람 대표 권한대행은 "국민 삶에 집중해야 할 때 검찰개혁에 과도한 정치 에너지가 쓰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는 "권력기관 개혁은 곧 민생 개혁"이라며 야당 내 공감대 형성을 촉구했다.
이외에도 각 당은 사회대개혁위원회 설치, 생활임금제 법제화, 노동법 개정, 민생지원금 보편지급 등 다양한 정책 추진을 요청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주요 현안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거나 직접 메모하며 소통 의지를 보였으며, 우상호 수석은 "정치개혁, 사회대개혁위원회 등도 성의 있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원외정당 민주노동당 권영국 전 대선후보, 강은미 전 의원 등과도 별도 만찬을 가졌다. 대선 주요 후보를 배출한 정당 지도부와의 폭넓은 소통 시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은 이날 오찬 결과를 두고 사면·개혁 등 현안에서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에 따라 국정 과제와 정책 협의 채널을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며, 국회 역시 야당 주도 정책 이슈를 두고 논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