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유전자도 편집”…툴젠, 바이러스 기반 신기술 국내 첫 인증
바이오 기업 툴젠이 고추 유전자 편집 기술로 농림식품신기술(NET) 인증을 획득했다. AI 기반 디지털스피드브리딩 플랫폼을 활용한 신품종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바이러스(TRV)를 도입해 고추의 특정 유전자만을 신속·정교하게 편집할 수 있는 신기술이 국내 공식 인증을 받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NET 인증을 유전자 편집 농작물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툴젠과 파미레세가 공동 개발한 이 기술은 ‘바이러스 TRV(Tobacco rattle virus)를 이용한 고추 유전자 편집’이 핵심이다. 기존 고추 육종 방법은 형질전환 효율이 낮고, 조직배양 과정이 복잡해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TRV를 벡터(운반체)로 활용하면 조직 배양 없이도 목표 유전자 위치만 교정할 수 있다. 이는 작물의 병충해 저항성, 고기능성, 혹은 유전자 기능 연구 목적별로 맞춤형 변이 창출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동일 품종 내에서 원하는 유전자만 편집하는 ‘정밀육종’이 실현된 셈이다.

해외에서는 유전자 편집 작물 개발이 빠르게 진척되는 가운데, 한국은 GMO를 둘러싼 제도·사회적 규제 속에서 NET 인증 등 신기술 평가가 정책 변화를 이끄는 중이다. 미국·영국 등은 이미 바이러스 기반 유전자 편집 기술을 상업화 단계로 진입시켰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NET 인증이 신기술의 실질적 시장 진출 시험대 역할을 하고 있다.
툴젠은 “TRV를 통한 유전자 교정 플랫폼이 식물 조직 내 도입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며 “소비자 맞춤형 기능성 신품종과 연구용 육종 소재 개발에서 활용도가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규제 측면에서도 바이러스 기반 비-GMO 유전육종이 NET 인증을 받으면서, 농식품부가 신품종 상용화 진입장벽을 낮추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유전자 편집 농작물은 바이오 육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기술 상용화 시점이 맞춤 농작물 시장 확대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신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