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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승절 열병식서 삼각연대 재현”…김정은, 시진핑·푸틴과 나란히 천안문 전망
정치

“中 전승절 열병식서 삼각연대 재현”…김정은, 시진핑·푸틴과 나란히 천안문 전망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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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삼각 연대의 재현을 둘러싸고 국가정보원과 국회의 정보위원회가 주목했다.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란히 천안문에 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동북아 정세가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이날 국회 정보위 관계자들이 밝힌 국정원 보고 내용이 공개되면서, 한중러 연대 강화 시도가 국내외에 파장을 낳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2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고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1일 전용열차를 타고 평양에서 출발해 2일 새벽 국경을 넘어, 오후 늦게 베이징에 도착해 방중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방중에는 최선희 외무상과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장, 현송월 당 부부장 등이 동행하고 있으며, 리설주 여사와 김여정 당 부부장의 동행 가능성도 거론됐다.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동반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국정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서 시진핑, 푸틴과 함께 천안문에 서는 '삼각 연대' 재현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국정원은 북중러 3국 정상이 동시에 별도의 정상회담까지 열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 군사안보적 메시지가 크기 때문에 현실화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방중하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정은 위원장 간 조우 여부 역시 양측의 대열 순서 차와 일정상 낮은 확률로 분석됐다.

 

북러관계와 관련해 국정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3차로 6천명을 파병할 계획이며, 이 중 전투 공병 1천명이 이미 러시아에 도착했다는 정황도 강조했다. 기존 1, 2차 파병에서 확인된 북한군 전사자 수는 당초 350명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국정원과 외부 정보 당국 합동 재조사 결과 2천명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방중 목적이 북중관계 복원과 대외 운신 폭 확장, 중국의 경제 지원 확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경제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려 중국 및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적극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측은 10월 10일 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과 집단체조를 계획하는 등 내부 결속 다지기에도 나섰다.

 

내년 초로 예상되는 조선노동당 9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전략노선 채택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종종 당 창건 기념행사 후 전략노선을 발표해왔으며, 이번에도 신전략 선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대남정책의 급격한 전환 전망에 대해서는 "북한 내부에선 현재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낮게 판단하고 있어 단기간 내 남북대화 진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정보위 간사들은 "북한이 남한의 대북 정책 신호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남북관계 기대감이 과도하게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이날 국회 정보위는 북중러 정상 연대 강화를 둘러싸고 한반도 안보 환경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치권은 "중국 전승절을 계기로 동북아 질서가 다시 요동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는 향후 북중러 연대 강화 움직임과 함께 북한의 전략노선 변화를 면밀히 주시할 방침이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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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국가정보원#전승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