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팩트한 3루타…이정후, 콜로라도전 선봉→9회 동점 드라마”
초여름 밤의 미풍처럼, 이정후가 오랜만에 1번 타자 이름을 다시 알렸다. 허리 통증이라는 쉼표를 넘어 돌아온 첫 스윙은 그라운드에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3경기 만의 선발 복귀전, 그가 다시 내딛는 걸음마다 관중의 시선과 감정이 쏠렸다.
현지시간 11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는 2025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콜로라도 로키스의 맞대결이 이어졌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1번 타자이자 중견수로 선발 배치하며 전력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1회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상대 투수 카슨 팜키스트와의 6구 승부에서 중견수 머리 위를 넘기는 시원한 3루타를 기록했다. 이번 타구의 비거리는 415피트(약 126.5m)로,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22곳에서는 홈런 거리로 분류되는 장쾌한 장면이었다. 이정후는 곧바로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아 팀의 첫 득점까지 연결했다. 그가 울린 힘과 타이밍, 쿠어스필드 특유의 넓은 외야가 겹쳐 완성된 시즌 3호 3루타였다.
이후 이정후는 2회, 5회, 7회 타석에서는 삼진, 내야플라이, 땅볼에 그쳤지만 흐름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경기 막판, 3-5로 뒤친 9회, 무사 1, 2루 기회에서 이정후는 땅볼 타구를 기록했지만 상대 3루수의 포스아웃 후 1루 송구에 세이프로 살아남았다. 이정후는 후속 타자 볼넷으로 2루를 밟은 데 이어, 희생플라이와 내야안타 때마다 한 루씩 내달려 결국 홈까지 도달하며 극적인 동점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9회에만 4득점을 쓸어담고 경기를 6-5로 완전히 뒤집었다. 이날 이정후는 5타수 1안타 2득점, 시즌 타율 0.274를 기록하며 팀의 대반전 승리에 숨은 동력이 됐다. 현지 벤치에서도 “이정후의 빠른 컨디션 회복이 팀에 커다란 에너지를 불어넣었다”는 평이 뒤따랐다. 경기 후 미국 현지 SNS와 팬 커뮤니티에서도 이정후의 복귀와 3루타, 그리고 9회 동점 득점 장면이 폭발적 관심을 모았다.
한편, 같은 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김혜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교체 출전으로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고, 다저스는 1-11로 완패했다. 이로 인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다저스와 2위 샌프란시스코의 격차는 단 반 게임, 샌디에이고와는 1게임 차까지 좁혀졌다. 샌프란시스코가 이날 역전승으로 선두권 추격에 보다 힘을 더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앞으로 상위권 경쟁 팀들과의 맞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완전히 돌아온 이정후의 컨디션은 팀 순위 싸움에 예측할 수 없는 변수이자 새로운 희망으로 남을 전망이다. 기다림과 환호, 작은 부상 너머 이어진 여정 위에서, 팬들은 또 한 번 선수와 구단의 내일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