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m 대형 홈런 작렬”…에런 저지, 캔자스시티전 투런포→MLB 시즌 장거리 3위
시작은 묵직한 한 방이었다. 에런 저지는 타석에 서는 순간부터 경기장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장대하게 뻗어 오른 타구가 전광판을 훌쩍 넘자, 관중석은 순식간에 환호로 물들었다. 그 순간의 힘과 속도, 저지의 자신감이 고스란히 담긴 장면이었다.
뉴욕 양키스의 중심 타자인 에런 저지는 11일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5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1회 상대 선발 노아 캐머런의 시속 151.3㎞ 포심 패스트볼을 통쾌하게 받아친 저지의 홈런은 143m의 대형 투런포로 기록됐다. 이 홈런은 2025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올 시즌 세 번째로 먼 거리였다.

홈런 타구의 속도는 무려 시속 189.7㎞에 달했다. 저지는 지난 3월 밀워키전에서 142.6m의 장거리 홈런을 쏘아올린 이후, 시즌 24호 홈런을 작성하며 리그 홈런 2위에 올랐다. 현재 1위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칼 롤리(26개)다. 저지는 홈런뿐 아니라 안타, 타율, 출루율, 장타율 등 주요 공격 지표 전 부문에서 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양키스는 저지가 앞장선 빠른 공격과 응집력으로 분위기를 장악했다. 1회부터 점수를 쌓으며 상대를 몰아붙였고, 이후에도 장타와 집중타가 터지며 10-2 완승을 거뒀다. 팀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고, 원정 시리즈에서도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이어갔다는 평가다.
경기 후 저지는 “시즌 초반부터 컨디션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 동료들의 든든한 지원 속에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팬들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괴물 같은 장타력’, ‘이보다 더 완벽할 순 없다’며 저지의 활약상을 연이어 공유했다. 로열스 구장 곳곳에서는 저지의 이름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소년 팬들의 표정에는 찬사가 가득했다.
양키스는 이번 원정 시리즈를 마친 뒤 중부지구 선두 팀과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저지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더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며 의지를 밝혔다. 한 방이 가진 힘, 그리고 그 순간의 전율은 다음 경기를 기다리는 이들에게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메이저리그의 또 다른 기록과 감동을 예고하는 하루는 이렇게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