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승 완성”…신유빈, WTT 미국 스매시서 두호이켐 제압→32강 진출
라스베이거스의 무더운 공기 속, 신유빈의 라켓 끝에는 경계와 끈질김이 묻어났다. 초반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복식조 파트너 두호이켐을 상대하는 묘한 긴장감 속에서 흔들림도 잠시, 신유빈은 잠재된 저력을 발휘하며 마침내 경기를 거머쥐었다.
신유빈은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치러진 월드테이블테니스(WTT) 미국 스매시 여자단식 64강전에서 홍콩의 두호이켐을 3대2(9-11 11-8 11-6 8-11 11-4)로 꺾으며 32강 진출을 이뤄냈다. 단식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던 파트너와 적으로 만나는 쉽지 않은 대진. 첫 게임을 9-11로 내주며 시작은 불안했으나, 이후 2게임 연속 포인트 싸움에서 집중력이 빛났다.

특히 2게임 4-4 동점에서 강한 공격으로 흐름을 돌렸고, 3게임에서는 8-6에서 연달아 점수를 차지해 승기를 굳혔다. 반면 4게임을 다시 내줘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신유빈은 마지막 5게임에서 날카로운 드라이브와 견고한 수비로 9-3까지 점수 차를 벌리며 상대를 압박했다. 결국 11-4로 피날레를 장식, 현지 코트 위에 환호가 번졌다.
현장 응원단은 결정적 랠리마다 커다란 박수로 기쁨을 표현했다. 경기 후 신유빈은 “파트너와의 승부라 집중이 더 필요했다. 다음 라운드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온라인 팬 커뮤니티에서도 "대한민국 에이스답다"는 찬사가 이어지며, 그의 역전 능력을 극찬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이번 대회에서 신유빈은 단식뿐 아니라 두호이켐과 복식, 임종훈과 혼합복식에도 출전하고 있다. 복식 종목별 출전 규정상 다양한 파트너와 손발을 맞추는 경험도 이번 무대의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든다. 다음 라운드 32강에서 신유빈은 히라노 미우(일본)와 안드레아 드라고만(루마니아) 경기 승자와 16강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이번 승리는 세계 랭킹뿐 아니라 파리올림픽을 앞둔 중요한 시험대로서 값진 의미를 남겼다.
경기장을 울린 환호, 박수, 그리고 라켓을 내려놓는 순간까지. 묵묵히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는 신유빈의 모습은 그 자체로 관중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WTT 미국 스매시 속 신유빈의 도전, 그 여운은 당분간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