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지수 8.14% 급등”…이재명 당선 효과, 코스피 5,000 기대감에 시장 들썩
6월의 증시는 예고 없는 기류 변화를 선사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업 지수는 하루 만에 8.14% 치솟아 상승률 1위의 영예를 안았다.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 소식과 함께 ‘코스피 5,000 시대’에 대한 갈망은 이내 가격으로 번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전일 대비 13.25% 오른 1만7천69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장중에는 한때 1만8천100원 선을 넘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부국증권 역시 22.67% 급등, SK증권 11.34%, 신영증권 12.62%, 유안타증권 6.01%, 대신증권 3.90% 등 증권주 대다수가 신기록을 세우는 장면이 연출됐다. 수치 하나하나에 담긴 기대감은 고스란히 코스피 차트에 새겨졌다.

금융시장에 출렁임을 가져온 또 다른 축은 지주사였다. 한화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긍정적 전망 속에서 20.98% 상승했다. CJ도 12.19% 올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LS 역시 7.78% 상승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와 조심스러운 긴장을 동시에 안고 있었다.
이날의 랠리는 이재명 대통령이 꾸준히 강조해온 상법 개정, 코스피 5,000 달성 의지라는 정책 청사진과 맞닿아 있다. 증권업은 상법 개정과 긴밀하게 연결된 업종으로 꼽혀, 정책 변화의 가장 직접적 수혜처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흥국증권 리서치센터는 “증권업은 코스피 5,000포인트와 상법 개정의 핵심 수혜 업종이다. 이사의 충실의무 명문화, 자사주 소각 의무화 같은 정책은 시장 투명성을 높이고 거래대금 증가로 연결될 것”이라고 짚었다.
또한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권과 지주, 은행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대장주들을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우호적이다. 최근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급등세의 그늘에는 경계심도 함께 드리웠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5월 증권업종의 주가 상승은 펀더멘털에 비해 지나치게 앞서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기간 조정의 필요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인 실적 개선과 배당소득세 논의 등 남은 과제들이 주가에 반영될 때까지 시간적 여유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번 증권주 강세는 숨 가쁜 기대감이 시장을 흘러넘친 결과다. 이제 투자자들은 정책의 구체적 실체가 발표되는 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시장이 그리는 청사진이 실제 정책으로 꽃피울 때, 증권업을 비롯한 금융주 전반의 행보도 달라질 전망이다. 투자자와 기업, 그리고 시장은 지금,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문턱에 서 있다.
다가올 정책의 구체화와 실현 속도를 주시하는 일, 변화의 파도에서 한 걸음 물러서 긴 호흡으로 준비하는 일이 변동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명한 자세가 될 것이다. 정부의 행보와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이어지는 내일의 시장에서는, 기대와 현실, 그리고 신중함의 줄타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