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준·박형명 인권위원 선출안 보류”…여야, 국회 본회의 상정 합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출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다시 격화되는 모양새다. 23일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추천한 인권위원 선출안이 결국 상정되지 않았다. 민주당의 거센 반발과 과거 부결 사례가 작용하며, 여야 지도부가 본회의 전격 보류에 합의했다.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가진 회동에서 인권위원 선출안 상정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배석한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비공개회의 직후 "인권위 상임이사 및 비상임이사 안건 상정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또한 "두 분 (안건은) 다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지영준·박형명 두 변호사를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후보로 올려놓은 상태다. 인권위는 위원장 포함 상임위원 4명, 비상임위원 7명으로 구성되며 국회가 4명을 선출한다. 이때 여야가 각각 2명을 추천하는 국회 몫 인선은 관행적으로 양측 합의하에 진행돼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민주당 내에서 두 후보 모두 극우적 행보를 보였다며 강하게 반대하는 기류가 형성됐다.
여대야소 구조에서 민주당이 집단적으로 반대표를 던질 경우 선출안 부결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작년 9월에도 국민의힘이 추천한 한석훈 비상임위원 인선안이 민주당 반대로 부결된 바 있다.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각 당에서 추천하는 상임위원을 그대로 인정하는 게 관행이었는데, 민주당의 강한 반대에 통과되지 않는 불상사가 재발해서는 곤란하기에 저희 입장에서 보류하고 추가로 민주당과 논의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인권위원 선출을 둘러싼 여야 충돌이 향후 국회 운영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협상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지만, 민주당은 앞으로도 후보 검증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국회는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인선안을 두고 극심한 파열음을 노출했다. 정치권은 추가 논의 및 여야 이견 조율에 돌입할 예정이며, 본회의 표결 가능성은 당분간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