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미제 참극, 유영철 자백 뒤섞인 밤→충무동 진실 아직 잠들지 못했다
늦은 밤, 불 꺼진 부산 충무동 가게의 분주함과 적막은 오롯이 상반된 두려움과 그리움 사이를 맴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한 어머니의 삶이 멈춰버린 현장을 집요하게 비춘다. 평범한 일과로 이어지던 2004년 2월 13일, 이정숙(가명) 씨를 찾아온 마지막 손님은 세상의 기척까지 빼앗아갔다. 그날 밤, 가게 안은 설명할 수 없는 난장판과 눈을 뗄 수 없는 상흔으로 얼룩져 있었다. 애끓는 목소리와 함께 마주한 현실은 더딘 시간 속에 희미해졌지만, 상처의 무게는 지워지지 않았다.
현장에서 남겨진 것은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범인의 흔적이 아닌, 치밀하게 지워진 두려움과 폭력의 그림자였다. 경찰은 손님 행세를 한 누군가의 발걸음이 혼돈을 남긴 채 사라진 현장에, 분노와 엽기의 흔적을 포착했다. 피해 여성의 몸에 드리운 흔적은 범죄의 잔혹함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성폭행의 정황마저 강하게 의심케 했다. 하지만 범인은 치밀하게 현장을 정리해 지문은커녕 DNA마저 남기지 않았다. 오랜 시간, 수사는 증거 없는 미궁과 대면해야 했으며, 유족의 상처는 무겁게 내려앉았다.

이 사건의 진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 것은 연쇄살인범들의 자백이다. 노인과 여성 등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던 유영철이 경찰관 신분을 사칭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시기,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 모티브가 된 이두홍(가명) 역시 자수와 자백을 반복했다. 하지만 두 범인의 고백 모두 오리무중이었다. 유영철과 이두홍이 진실을 알리고 싶었는지, 혹은 외딴 참극의 실마리를 자신의 악행에 덧씌우려 한 것인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무수한 자백과 추측, 그리고 끝을 알 수 없는 침묵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흘렀다. 미제 사건의 그날 밤은 여전히 주변 이들에게 아물지 않은 상처로 남아있다. 특히 이두홍은 구체적으로 본인 입으로 범행을 인정하고도, 진상 규명 없이 생을 마감했다. 유가족은 가게의 불 꺼진 창문에서 아직도 범인의 얼굴을 그려본다. 남겨진 단서, 마지막 ‘안경알’이 시간의 흔적을 거스르는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프로그램은 촘촘하게 엮어진 단서들을 그리움과 집요함으로 추적하며, 사건의 망각을 거부했다.
정적 속 어둠을 가르는 집요한 집착, 그리고 이제는 누구도 기억하지 못할지 모를 그 밤의 진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전문가들의 의견과 유가족의 절실한 음성을 다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로 모아내며, 깊은 밤골목에 남겨진 의문을 파고든다. 이번 회차는 6월 7일 토요일 밤 11시 10분 시청자 곁을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