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제조현장 혁신 이끈다”…韓-獨, 공동 R&D 협력 강화
피지컬 AI 기술이 한-독 양국 제조업과 의료 등 산업 현장에 혁신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과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 서울AI재단은 29일 ‘2025 한-독 인공지능(AI) 포럼’을 공동 개최하며 피지컬 AI 분야 R&D 협력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전통적으로 글로벌 제조업 선진국 입지를 다져온 양국이 인공지능전환(AX) 시대를 맞아 행동·상호작용형 AI로 상징되는 피지컬 AI로 협력 구도를 전환하는 점이 주목받는다. 업계는 이번 포럼을 ‘AI 기반 생산성 경쟁’의 본격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피지컬 AI란 단순히 데이터 분석이나 생성형 AI를 넘어, 실제 환경에서 센서·로봇 등을 통한 실시간 인지와 주도적 행동, 의사결정까지 아우르는 차세대 인공지능 기술로 정의된다. 기존 소프트웨어 위주 AI 대비 로봇, 제조 설비, 의료기기 등 피지컬(물리적) 요소와 융합된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AI가 산업용 로봇의 움직임을 자율적으로 제어하거나 스마트팩토리 내 설비의 유지·보수를 실시간 예측 및 실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과 한국의 AI·ICT 원천 역량이 만날 경우, 피지컬 AI의 혁신성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국과 독일은 올 초 6G AI 네트워크 공동연구 사례에 이어, 스마트 제조 현장에서 피지컬 AI를 적용하는 R&D 협력 범위를 본격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 기업, 대학, 연구소가 참여하는 연합 투자 및 실증 프로젝트 발굴도 추진된다. 의료 영상 진단, 자율 물류, 인공지능 기반 공장 자동화 등 실제 현장 중심 피지컬 AI 활용 확대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AI 도입이 생산 라인의 안전·효율성에 직결되는 제조·의료 분야에서 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포럼에선 독일 디지털·국가현대화부, 프라운호퍼 연구소, IITP 등 양국 R&D 중추 기관의 전략 발표와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다. 한국은 ‘피지컬 AI R&D 로드맵’과 기술 확보 전략을, 독일은 신뢰성과 혁신을 담보할 AI 정책과 기업·연구기관의 경험을 공유했다. 글로벌 트렌드로 확장되는 피지컬 AI 경쟁 속에서 ‘신뢰성 있는 AI’, ‘산업설비 접목 촉진’, ‘국경 간 데이터 활용 규제 대응’ 등이 주요 쟁점으로 논의됐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도 빅테크-제조 기업 중심의 피지컬 AI 투자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유럽에서는 AI 윤리와 기술 신뢰확보를 규제 정책과 연계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외 정책 환경 측면에서는 AI R&D와 스마트공장 도입을 뒷받침할 국가 투자, AI 반도체 및 데이터 인프라 구축, 상호인증 체계 발전 등 선결 과제가 지목됐다. 전문가들은 “한-독이 피지컬 AI의 신뢰성·효율성 모두를 확보하면 글로벌 제조업계의 경쟁 지형이 바뀔 수 있다”고 분석한다.
홍진배 IITP 원장은 “스마트팩토리와 로보틱스 등 양국이 강점을 가진 영역에서 피지컬 AI 접목이 대규모 생산성 혁명을 이끌 것”이라며 “협력을 넘어 세계 시장 리더십 강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협력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