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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배 태양질량 블랙홀 생성”…중력파 관측, 우주 이해 새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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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배 태양질량 블랙홀 생성”…중력파 관측, 우주 이해 새 지평

장예원 기자
입력

태양 질량의 225배에 달하는 거대 블랙홀이 두 블랙홀의 병합으로 탄생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중력파가 미국의 중력파 관측 시설(LIGO)에서 포착됐다. 2023년 미국 워싱턴 주 핸퍼드와 루이지애나 주 리빙스턴에 위치한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에서 약 0.2초 동안 중력파 신호가 포착된 사실이, 최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국제학회에서 공개됐다. 두 블랙홀의 질량은 각각 태양의 100배와 140배로, 병합 후 거대한 단일 블랙홀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천체물리학계는 이러한 신호의 탐지가 “우주 중력 상호작용 탐사의 분기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블랙홀은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의 강력한 중력을 갖는 천체로, 18세기부터 이론적으로 예견돼 왔다. 그러나 직접적인 실증은 근대에 들어서야 가능해졌다. 2015년 LIGO가 최초의 중력파 신호를 탐지한 후, 해당 업적은 노벨물리학상으로 인정받았다. 이번에 포착된 중력파는 블랙홀의 병합과 같은 거대 질량 천체의 가속 운동이 시공간에 남긴 미세한 흔적으로, 신호의 세기 및 파형 분석을 통해 블랙홀의 질량과 특성, 그리고 병합의 물리적 조건을 유추할 수 있다.

중력파는 중성자별, 블랙홀 등 고질량 천체와 그 상호작용의 최전선을 밝혀내는 단서다. 파동 전파 특성을 분석하면 블랙홀의 회전, 질량 손실, 우주 팽창과 같은 심오한 우주 현상까지 규명할 수 있다. 이번 관측은 우주 구조와 중력 법칙의 이해를 획기적으로 확장할 재료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전보다 2배 가까이 큰 질량의 블랙홀이 병합된 신호 포착은 관측·분석 기술이 새 경지에 올랐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이전까지 초대질량 블랙홀의 병합 및 중력파 검출은 극히 드물었지만, 글로벌 과학계는 LIGO 외에도 일본 카그라, 유럽 비르고 등 다국적 관측망을 구축하며 해상도와 민감도를 높이고 있다. 분석에 참여한 연구기관들은 “기존 관측치로는 해명되지 않았던 블랙홀 형성과정, 은하 진화 등에 새로운 해답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신호가 매우 미약하고 지속 시간 역시 0.2초로 극히 짧아, 블랙홀이 지구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었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용량 데이터와 AI 기반 신호 분석, 관측 기기의 지속적 업그레이드가 중력파 천문학을 이끌고 있다. 산업계와 연구계에서는 “초대형 블랙홀 병합 신호 검출이 우주 연구의 판도를 바꿀 계기가 될지 지켜보고 있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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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o#중력파#블랙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