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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세 골퍼의 기적”…마티 러너, 한 라운드 두 번 홀인원→골프 인생 기록 새로 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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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세 골퍼의 기적”…마티 러너, 한 라운드 두 번 홀인원→골프 인생 기록 새로 쓴 순간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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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의 아침 공기마저 달라진 듯했다. 마티 러너가 82세의 나이로 한 라운드에서 두 번의 홀인원을 기록하던 그 순간, 벙커 너머 갤러리들은 일제히 숨을 참았다. 파크 리지 골프 코스를 가르며 날아든 두 번의 행운은 단순한 우연이 아닌, 오랜 시간 쌓아올린 골프 인생의 집약처럼 보였다.

 

러너는 2번 홀(파3, 112야드)에서 8번 아이언으로 첫 홀인원을 성공시킨 데 이어, 9번 홀(파3, 110야드)에서도 미동 없이 공을 홀에 집어넣었다. 두 홀 모두 파3 구간이라는 점에서 놀라움을 더했으며, 동반자들은 물론 현장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한 라운드에 두 번의 홀인원을 기록할 확률은 6천700만분의 1로, 미국 골프 업계 또한 이 대기록을 경이롭게 바라봤다.

“홀인원 두 번의 대기록”…마티 러너, 82세에 한 라운드서 2회 성공 / 연합뉴스
“홀인원 두 번의 대기록”…마티 러너, 82세에 한 라운드서 2회 성공 / 연합뉴스

러너는 특별한 비법이나 요행을 강조하지 않았다. 그는 “늘 100타 이내를 목표로 라운드를 돈다”며, 여느 때와 다름없던 평정심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2번 홀 티박스에 설 때 8번 아이언을 쥔 손에는 묵직한 집중만이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홀인원을 실패해도 LIV 골프 대회 당시 브룩스 켑카처럼 티마커를 치지는 않을 작정이었다”는 유머로 현장의 긴장을 풀었다.

 

행운에 힘입어 전반 9개 홀에서는 44타로 마무리했으나, 후반 9홀에서는 56타를 더해 최종 스코어 100타를 제출했다. 경기를 마친 후 러너는 “골프란 누구나 클럽을 내려놓고 싶다가도, 마지막 18번 홀에서 기막힌 샷 하나에 다시 사랑에 빠지게 하는 게임”이라며 종종걸음으로 그린을 떠났다. 그의 솔직한 소감은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달했다.

 

마티 러너의 이번 기록은 파크 리지 골프 코스는 물론, 모든 골퍼들에게 남다른 자극이 됐다.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이날의 장면은 현장을 지킨 이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동시에 남겼다. 잔잔한 플로리다의 저녁, 파크 리지 코스를 밝힌 작은 공의 궤적은 누구에게나 도전이 계속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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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러너#파크리지골프코스#홀인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