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직행 선언”…아스트라제네카, 미국 투자 확대에 영국 증시 충격
현지시각 29일,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영국(UK) 런던에서 영국 최대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가 뉴욕증시 직접 상장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번 결정은 미국 내 매출과 투자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글로벌 제약업계와 런던 금융시장 모두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나스닥(NASDAQ)에서 거래되고 있으나, 이번 방침에 따라 뉴욕증권거래소 직접 상장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로써 미국 기관투자자 및 연기금 자금 유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주요 주주 상당수가 이미 미국계 기관인 데다,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의 미국 내 매출이 232억 달러(32조5천억 원)로 전 세계 매출의 43%를 차지했던 점도 결정의 배경이 됐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제약사에 미국 내 생산투자 확대와 의약품 가격 인하를 강력히 요구하는 상황과 맞물려 내린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 시장에서의 관세 부담 경감과 경쟁력 유지를 위해 총 500억 달러(70조1천억 원) 규모의 현지 제조 및 연구개발(R&D) 투자 계획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런던증권거래소(LSE) 시가총액 2위 기업으로, NYSE 상장 이후에도 본사는 영국 케임브리지에 남기고 런던 시장에도 계속 상장한다고 강조했다. 미셸 드마레 아스트라제네카 회장은 “더 넓은 세계 투자자층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장 변화에 런던증시와 영국 금융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영국 상장사들이 비공개 전환 또는 뉴욕시장 이전을 연쇄적으로 결정하는 가운데, 대형 기업의 이탈이 런던 금융허브 입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마크 켈리 MKP어드바이저스 CEO는 “아스트라제네카처럼 대형 글로벌 기업들이 명분을 내세우며 상장축을 미국으로 옮기는 추세가 부상했다”며 “런던증시의 상장 유인이 약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이 제약·과학 분야의 새로운 중추로 부상하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런던증시 대형사의 미국 증시 유턴이 가속화되는 양상”을 강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아스트라제네카 상장이 글로벌 제약업계 내 미 증시 영향력 확대와 영·미 금융 중심지 재편 신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는 상장 일정 및 후속 투자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변화가 향후 국제 자본시장 구조와 제약산업 투자흐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