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등판 3실점”…곽빈, KIA전 제구 난조→두산 마운드 흔들
봄밤의 잠실구장, 곽빈이 마운드에 섰다. 관중석을 메운 희망과 응원의 무게를 짊어진 채, 에이스의 투구는 복귀전의 긴장과 설렘으로 물들었다. 그러나 1회부터 펼쳐진 예기치 못한 제구 난조는 야구팬들에게 아쉬운 탄식을 안겼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시즌 첫 맞대결. 이날 곽빈은 두산의 1군 선발로 나서며 옆구리 부상 이후 첫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 시즌 15승 9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하며 팀의 기둥이 됐던 그는 올해 부상 여파로 개막전을 건너뛰었고, 오랜만의 1군 등판에 기대가 모였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곽빈의 투구는 녹록지 않았다. 1회 KIA 박찬호, 최원준, 윤도현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고, 위즈덤을 삼진으로 잡은 직후 오선우의 2타점 2루타로 흐름이 급격히 기울었다. 김석환의 볼넷, 황대인의 희생플라이가 이어지며 두산은 1회에만 3점을 실점했다.
이날 곽빈은 3이닝 동안 안타 1개, 사사구 5개, 삼진 6개, 투구수 66개를 기록했다. 최고 구속 153㎞를 뽐냈지만, 1회 4볼넷의 불안한 제구가 미처 회복되지 못한 몸 상태를 대변했다. 결국 4회초부터 양재훈이 마운드를 이어받으며 곽빈의 복귀전은 짧게 끝났다.
두산은 경기 전날 이승엽 감독의 자진 사퇴로 인해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재정비 중이다. 여기에 에이스의 조기 강판까지 겹치며, 선수단은 일시적 흔들림을 경험했다. 그럼에도 곽빈은 “1회 투구가 아쉽지만 몸 상태에는 이상이 없다. 다음 경기에서는 팀에 더 보탬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관중석에서는 오랜 시간 기다려온 곽빈의 복귀를 두고 격려와 아쉬움의 시선이 교차했다. 팬들은 경기 내내 힘찬 목소리로 선수단을 응원했으며, 두산은 흔들리는 분위기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조성환 감독대행 체제 아래 두산은 곽빈의 건강 회복과 경기력 재정비에 총력을 기울인다. 주말 시리즈와 이어지는 KIA와의 대결은 팀 분위기 반전을 위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야구의 계절, 한 줄기 바람처럼 스며드는 복귀의 순간은 두산과 곽빈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의 서곡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