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동맹에 새로운 부담 지시”…미국국방부, 인도태평양 중점→한국 국방역할 확대 예고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여름 공개 예정인 새로운 미국 국방전략의 윤곽을 드러냈다. 워싱턴 정가의 긴장 어린 시선 아래, 그는 인도태평양을 중심으로 한 대중국 견제의 맥락을 강조하며, 동맹국의 안보 부담을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로써 한미 동맹이 맞이할 무게와 변화를 예고하며, 한국의 국방적 역할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11일,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자신이 취임한 뒤 임시 국방전략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그는 “동맹 및 파트너의 국방 투자가 강화됨으로써 미국은 전략적으로 집중해야 할 영역에 더욱 힘을 쏟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전 세계적 위협에 동시다발적으로 대응하던 기조에서, 인도태평양, 그 중에서도 중국의 부상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대전환이 닻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발언은 북한 방어를 위한 한국의 역할 확대와 국방비 분담 강화, 그리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향후 공식전략에 주요 과제로 반영될 것임을 의미한다. 특히, 임시 국방전략의 내용을 사실상 인정하며 그 방향성이 공식화될 것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청문회 이후 파장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이 지난 3월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본토 방어와 대만·중국 이슈에 우선순위를 두고, 북한을 비롯한 지역 위험 요소는 동맹국이 더 많은 책임을 지도록 한다는 지침을 마련해왔다.

헤그세스 장관의 국방전략은 미국 본토와 핵심 이익 보존에 집중하면서, 우방국의 재래식 위협에 대한 자주적 대응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다.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 역시 확장억제력(핵우산)을 지속하더라도, 한미동맹에서 북한의 재래식 위협 방어는 한국이 더 능동적으로 감당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새로운 국방전략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동북아 안보구도와 한미 방위태세에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정치권과 국민사회의 이목이 집중된다.

미국 국방부는 공식전략 발표 후 동맹국과의 추가 협의, 한반도 안보 전략 재조정 등 다각적인 조율에 나설 전망이다. 한국 정부와 국회 역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방위비 분담 확대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