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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격노설, 소문으로 들었다”…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법정서 2년 만에 일부 시인
정치

“윤 대통령 격노설, 소문으로 들었다”…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법정서 2년 만에 일부 시인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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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사건 수사 당시 ‘윤석열 대통령 격노설’을 전해 들었다는 사실을 2년 만에 일부 시인한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위증 혐의로 구속 위기에 놓였다. 정치권과 군 내에서 오랜 논란이 됐던 이른바 ‘VIP 격노설’ 전달 시점과 내용을 둘러싸고 특검과 변호인 측이 치열한 법정 공방을 이어갔다.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은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과거 윤석열 대통령의 ‘채상병 사건 격노설’을 ‘소문으로 들었다’고 실토했다. 변호인 김영수 변호사는 심문 직후 “오늘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대통령이 화가 났다는 얘기를 들은 부분에 대해 인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 변호사는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전해 들은 것도 아니고 소문을 통해 들은 것이라 누구로부터 들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며 소문에 기반한 내용임을 강조했다. 이어 “그때 대통령과 장관은 격노한 적 없다고 했고, 내가 들은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VIP 격노설’을 전달한 사실도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이 뒤따랐다. 김계환 전 사령관 측은 “사령관이 들었다고 했으니, 아마 박 대령에게도 그런 부분을 얘기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김계환 전 사령관 측은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며 영장 기각을 주장했다. 또한 특검이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휴식권을 침해하는 등 절차상 문제도 제기했다.

 

그러나 정민영 특검보는 “증언 내용이 허위라는 점이 조사로 충분히 확인됐다”며 “군 관계자와의 연락 등 정황을 볼 때 증거 인멸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반박했다. 특검이 지난 2일 출범 이후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신병 확보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VIP 격노설’ 논란은 2023년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 조사에서 촉발됐다. 당시 김계환 전 사령관이 박정훈 대령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초동조사 결과에 격노했다’는 사실을 전달했다고 알려졌으나, 이후 국회와 법원 등에서 김 전 사령관은 박 대령에게 해당 내용을 전한 적이 없다고 일관 주장해왔다. 군사법원에서는 박정훈 대령을 비판하며 증언하기도 했다.

 

양측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김계환 전 사령관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정치권과 군 관계자들은 이번 영장 심사 결과가 향후 특검 수사와 국회 논의에도 적지 않은 파급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은 김계환 전 사령관의 영장 심사와 구속 여부를 놓고 첨예한 대립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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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환#윤석열#박정훈